나승엽, 이정후의 길 걸어가나
2021.02.08 14:20
수정 : 2021.02.08 14:43기사원문
나승엽은 2차 2라운드에 지명됐다.
나승엽은 덕수고 시절 내야수였다. 3루와 유격수가 3년 동안 그의 포지션. 롯데의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나승엽은 수비 훈련의 70%를 외야에서 소화하고 있다. 내야 훈련은 30%에 그치고 있다.
캠프가 끝날 때쯤이면 외야 전환이라는 최종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정후를 닮고 싶은 마음이 커서일까. 아예 등번호조차 51번을 희망했다. 입단 첫해 외야 전환이 이루어지면 더욱 판박이 야구 인생이 될 전망이다.
나승엽은 이정후와 마찬가지로 우투좌타다. 파워, 정확도, 수비, 어깨, 빠른 발을 갖춘 소위 5툴(tool) 선수라는 점도 똑같다. 약간의 차이점이라면 정확도와 파워다. 이정후는 고교시절부터 정교한 타격으로 이름을 얻었다.
고교시절 185㎝, 72㎏에 불과했던 이정후는 타격 시 정확도에 중점을 두었다. 파워면에선 같은 고교시절을 비교하면 나승엽이 앞섰다. 신장(190㎝)도 더 크고 몸무게(82㎏)도 더 나간다. 그만큼 타구에 실리는 힘이 다르다. 이정후는 몸무게(현재 84㎏)가 부쩍 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두 자리 수 홈런(15개)을 때려냈다.
나승엽은 신인이면서 현재 팀의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중이다. 먼저 주목받은 신인 투수 김진욱도 초청받지 못한 자리다. 나승엽의 타격과 수비 훈련 모습을 지켜본 롯데 코칭스태프는 조심스럽게 신인왕 얘기를 입에 올리고 있다. 롯데는 1992년 염종석 이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려면 우선 포지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의 원래 자리인 3루수에는 한동희가 버티고 있다. 민병헌의 이탈로 외야 경쟁에는 다소 여유가 생겼다. 주전을 차지하지 못하면 그만큼 신인왕 경쟁에서 멀어진다.
이정후는 2017년 첫 시범경기부터 스타팅으로 출전했다. 3월 14일 NC경기서 9번 중견수로 기회를 잡았다. 3타수 2안타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정작 정규시즌 경기에 들어가자 코칭스태프는 보다 노련한 외야수들을 선택했다.
이정후는 LG와의 개막 두 경기를 대타로만 출전했다. 3일째 경기서 드디어 8번 중견수로 선발 기용됐다. 3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당시 신임 장정석 감독은 4일 롯데전서 이정후를 전격 선발로 발탁했다.
이날 이정후는 3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될성부른 떡잎을 미리 알아 본 것이다. 타구의 방향도 죄측, 우측, 가운데 각각 하나씩이었다.
나승엽은 덕수고 1학년 때부터 경기에 출전했다. 모교인 덕수고의 전력을 감안하면 상당한 재능을 갖추었기에 가능한 기용이었다. 2학년 때와 3학년 때 각각 2개씩의 홈런을 때려냈다. 고3 타율은 0.392. 메이저리그가 주목할 만큼 힘과 정확도를 두루 갖추었다. 4월 3일 신세계와의 프로야구 개막전에 선발 기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