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바다거북’에게도 ‘죽음의 덫’…중국발 괭생이모자반

      2021.02.08 15:15   수정 : 2021.02.08 15:17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 연안으로 유입된 중국발 괭생이모자반 덩어리에 갇혀 탈진한 채 표류하다 구조된 푸른바다거북이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죽었다.

8일 제주해경에 따르면, 이 거북은 지난 6일 오후 3시40분쯤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포구 내 해상에서 괭생이모자반에 걸린 채 발견됐다.

해경은 구조 직후 거북을 인근 갯바위 해상에 방류하려 했으나, 기력이 떨어진 거북이가 다시 괭생이모자반에 갇혀 잠수를 하지 못하자 치료 후 8일에 다시 방류할 계획이었다.



구조된 거북은 가로 35㎝·세로 57㎝, 몸무게 약 10㎏ 정도의 푸른바다거북이었다.

하지만 이 거북은 주말 동안 애월읍 귀덕리 양식장 빈 수조에서 치료를 기다렸지만 지난 7일 죽은 채 발견됐다.


푸른바다거북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다거북 4종(푸른바다거북, 붉은바다거북, 매부리바다거북, 장수거북) 중 한 종으로 국제협약은 물론 국내법으로도 보호되고 있는 멸종위기 해양생물이다.

제주대학교 돌고래 연구팀 김병엽 교수는 "지금은 거북이 해안가로 올라올 시기가 아니라 기존에 앓던 질병 때문에 죽었을 가능성도 있다"며 "거북의 정확한 사인은 부검 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1월 도내 유입된 괭생이모자반은 5913톤이다. 지난해 전체 유입량 5186톤보다 약 800톤이 더 많다.
괭생이모자반은 중국 산동반도와 발해만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연안에서 흘러나온 괭생이모자반은 악취와 함께 수거작업 못지않게, 엉켜있는 해양쓰레기 분류와 처리에도 막대한 행정력과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게다가 이 처럼 멸종위기 해양생물까지 '죽음의 덫'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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