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작심비판 "안·나·오 시장되면 野 대선 깨진다"
2021.02.08 18:03
수정 : 2021.02.08 18: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금태섭 전 의원 (사진)은 8일, 서울 한남동 사무실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이 돼도 국민의힘과 주도권 다툼을 하며 삐걱댈 것"이라며 '새인물론'을 적극 펼쳤다.
국민의힘 후보인 오세훈·나경원 후보에 대해선 "솔직히 어느 국민이 이분들을 뽑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야권 전체에는 "대선까지 바라보고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디지털 부시장 임명 △6개월 간 자영업자 월 임대료 200만원 지원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보궐선거 서울시장 임기가 1년 남짓인 만큼,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 실질적 시정 성과를 내기 위해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한 정치혁신도 강조했다. 특히 '새로운 인물'이자 '소신'과 '합리성'을 내세운 금 전 의원이 서울시장이 될 경우, 야권 혁신의 신호탄은 물론 민주당의 경직성 타파까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치권의 새로운 세력 만드는 것이 정치적 소명"이라며 다양한 사회적 변화와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을 창당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안철수·나경원·오세훈으로 승리 못 해..새 인물 필요"
ㅡ어떤 절박함으로 서울시장에 출마했나.
▲이대로 가면 공동체 의식이 소멸된다는 위기의식이다. 지금 정치권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길'이 아닌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선택'만 하고 있다. 상대방을 꺾을 수 있다면 전체에게 손해가 되는 일을 하고 있다. 지금은 예전처럼 경제가 순탄하게 성장하는 시기가 아니다. 코로나 사태 같은 위기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고 양극화는 극심해졌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서로 싸움질만 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했다.
ㅡ'금태섭 서울시장'이 필요한 이유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드렸다. 현실적으로 야권에 저를 제외한 후보들은 실질적인 시정 성과를 거두기 어렵고 정치 혁신 동력도 부족하다.
안철수 대표와 나경원·오세훈 전 의원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시의회 90%, 구청장 24석을 장악한 민주당이 발목을 잡을거다. 시장을 1년 내내 만나주지도 않을 수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선거 자체의 의미보다 대선 전초전이라는데 있다. 야당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면 대선에서 깨진다.
당장 안철수 대표 역시 대선주자다. 서울시장에서 정말 좋은 성과를 내면 대선에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은 결사적으로 시정 성과를 막을 거다. 이것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실패가 아니라 야권 전체의 세력이 약해지고 집권세력의 독주가 거세지는 거다. 제가 이렇게까지 야권 단일화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자는 것도 서울시장 선거에서 지면 대선도 가망이 없기 때문이다.
야권 지지자들은 불안하기 때문에 새로운 인물보다 대선에 몇번 나간 인물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향후 대선을 고려하며 전략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ㅡ안철수 대표와 후보 단일화 전망은.
▲안철수 대표와는 토론회를 '2회+α' 개최한 뒤 후보 단일화를 하기로 했다.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유권자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단순한 정책발표로는 관심을 끌기 어렵고 공개토론을 통해 붐을 일으켜야 한다.
공개토론을 하는 이유는 그 과정에서 실수를해 몰락을 하기도 하고 상호 토론을 통해 진영 전체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을 수도 있다. 특히 민주당 박영선·우상호 후보는 귀신 같은 말솜씨가 있다. 말을 논리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판의 귀신들이다. 본선에서 이들과 붙어 박살날 바에 야권 토론을 통해 강한 후보를 본선에 올리는 것이 낫다. 안철수 대표가 본선에서 토론을 망치고 선거를 망쳤을 때 져야할 정치적 책임은 상상할 수 없다. 공개토론을 통해 더 경쟁력있고 적합한 서울시장 후보가 가려질 것으로 본다.
ㅡ단순 지지율만 보면 단일화 요구가 불리할 수도 있다.
▲지난해 연말까지 야권의 서울시장 선거 분위기는 좋았다. 그런데 국민의힘과 안철수 대표 등이 경선 룰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것을 제가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고 안철수 대표가 수용하면서 돌파구가 생긴거다. 야권 전체에 도움이 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는 효과를 노린거다. 야권 후보 단일화 카드를 제시하지 않았다면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힘은 아직도 경선 룰을 가지고 싸우고 있었을 거다. 여론조사 결과가 높은 후보의 당선을 도우라는 의견도 있지만 그래서는 야권 전체에 도움이 안된다.
ㅡ국민의힘도 단일화에 응할까.
▲물론 독자적으로 선거를 이길 수 있다면 가장 좋다. 하지만 국민의힘이나 우리나 혼자만의 힘으로 이기기 어렵다. 국민의힘이 후보 단일화에 고집을 부리다 선거에서 패하면 엄청난 후폭풍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충분히 응할 것으로 본다. 오히려 걱정은 후보 단일화 이후 지지층 결집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다. 누가 후보가 되든 다른 후보 지지자들이 모여야 한다. '제3지대 단일화'는 3월 1일 발표고 국민의힘은 3월 4일 후보자를 정한다. 양측 모두 불필요한 신경전을 펼치면 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정교한 2차 단일화 작업이 필요하다.
■"디지털부시장·자영업자 임대료 200만원 지원"
ㅡ금태섭표 정책 공약 키워드는 무엇일까.
▲빅데이터, 디지털, 스마트 시티다. 현재 사회적으로 가장 논쟁이 많은 것은 부동산이다. 하지만 1년 만에 부동산은 바뀔 것이 없다. 이번 서울시장 임기는 1년 남짓이다.
저의 대표공약은 '디지털부시장 임명'과 '6개월간 자영업자 월 임대료 200만원 지원'이다.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두 가지 공약을 1년 동안 제대로 하려한다.
디지털부시장은 평상시엔 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국난 같은 위기상황에선 모든 가용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패닉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빅데이터 전문가로 디지털부시장을 임명하고 조직 관리 시스템 전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또 시의 모든 부서와 유기적으로 협력체계를 구축해 시정을 단기간에 혁신하겠다. 디지털부시장은 서울시장 취임과 동시에 즉각 임명해 실적을 낼 수 있고 자영업자 임대료 지원도 재원 산출까지 마쳤다.
ㅡ다른 서울시장 후보들의 공약은 어떻게 평가하나.
▲본래 서울시장 공약준비는 1년 정도 필요하다. 도시 기본계획 항목 하나하나에 맞춘 정교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이 없었다면 지금부터 공약을 준비했을 텐데, 갑자기 선거가 생기면서 후보들의 공약에 허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물론 '주택 70만호 공급이 말이 되나'라는 비판을 할 수 있지만 다른 후보에 대한 지적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거다. 디지털부시장 임명과 자영업자 임대료 지원을 기본으로 가장 큰 이슈인 부동산 해법은 전문가들이 좋다는 방안은 모두 열린 자세로 탄탄히 검증해 사용할거다. 누가 아이디어를 제시하냐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정책효과가 있는지를 봐야한다.
■"민주당 경직성 깨트리고 야권 혁신할 것"
ㅡ보궐선거를 통한 야권 혁신도 언급했다.
▲야권은 대대적인 재편이 필요하다. 물론 '여권은 제대로 한 것이 있나'라는 반론이 가능하지만 남 탓을 하기 전에 스스로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도 야권의 모습을 보면, 아직도 주도권 다툼을 하고 있다. 정치인이 자기 이익만 따지고 새로운 세력이나 인물을 만드는데 관심도 없다. 확 바뀌어야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 지지율이 최근에 떨어진다고 하지만 윤석열 총장이 대선후보 1, 2를 다툴 때까지 야당은 아무것도 안했다. 부끄러운 일이다. 윤석열 총장이 현실정치를 한 것도 아닌데 지지율이 높았던 것은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지지보다는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거다. 그 불만이 야당 지지가 아닌 윤석열 총장에게 간 것은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
당장 야당 서울시장 후보만 봐도 10년 전 서울시장을 지낸 오세훈 후보가 다시 나왔다. 그때 오세훈 후보와 경쟁했던 나경원 후보도 나왔다. 홍준표 의원은 대선에 나온다고 한다. 솔직히 어느 국민이 이분들을 찍어주겠나. 판도 바꾸고 이름도 바꾸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야권 혁신 없이는 윤석열 총장을 데려오건,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데려오건 금방 무너질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힘들게 야당을 붙들고 있지만 끊임없이 흔들고 있다. 현재로선 희망이 전혀 없다. 주자의 문제가 아니라 판의 문제다.
김종인 위원장이 물러나면 중진들이 당대표 자리를 놓고 다툴꺼다. 안철수 대표가 시장이 되도 달라지지 않는다. 야권은 완전히 부서져서 밑바닥부터 새로 쌓아올려야 한다. 저의 서울시장 당선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안철수, 나경원, 오세훈 등 기존 인물로는 안된다. 이들이 서울시장이 되도 변화는 턱도 없다. 야당부터 희생하고 상상할 수 없는 조치를 해야한다.
ㅡ민주당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민주당의 경직성에 균열을 낼 수 있다. 민주당은 금태섭으로 대표되는 '소신'에 대한 갈증이 있다. 지금 민주당은 소신과 소수의견을 전혀 말할 수 없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금태섭이 쫓겨나고 김남국이 들어오는 과정 속에서 선거 자체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여러 이유로 180석을 달성하다보니 당 내에서 다른 의견을 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협치를 한다고 하는데 조금만 들어보면 '이게 좋은건데 왜 안따라와. 공수처 좋은 건데 왜 반대해'라는 식이다. 집권여당의 이런 경직성에 균열을 내야 한다. 정치인들은 현실주의자들이다. 제가 민주당에서 소신을 지키다 징계를 받고 쫓겨났는데 1년만에 서울시장이 되어서 돌아온다면, 민주당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 야권 후보 중 서울시장 당선만으로 여당의 유연성 회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은 금태섭 뿐이다. 민주당의 유연성이 회복돼야 야당 서울시장도 성공할 수 있다.
ㅡ우상호·박영선 후보가 금태섭 후보를 둘러싼 논쟁을 벌였다.
▲소신에 대한 결핍이 있는 거다. 행정, 입법, 사법에서 막강한 힘을 가진 집권여당이 재선에 실패한 금태섭과의 만남을 두고 다투는 것은 그만큼 민주당 내 다양한 목소리에 대한 요구가 있는 거다. 저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바란다. 하지만 지금처럼 다른 의견을 억압하고 몰아가면 큰 실패만 있을 거다. 그런 걸 의식하니까 민주당 후보들 사이에서도 다툼이 있는거다.
민주당 후보들이 만남을 요청한다면 언제든 만나겠다. 지금 민주당은 심하게 변질되서 통상적인 방법으로 원상복구가 될 것 같지 않다. 외부로 부터 큰 충격을 받아야 한다.
문재인정부가 지금까지 실패의 길을 걷는 이유는 대화가 없어서다. 청와대가 지금 야당, 언론과 대화를 안하고 상소문을 받는 식으로 국민청원만 받아서 대화한다. 대단히 잘못됐다. 예전엔 의례적으로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가면 야당 대표에 전화를 해서 설명했지만 지금은 다 없어졌다. 우상호·박영선 후보와 언제든 만나서 대화하고 민주당의 문제점을 얘기하겠다. 대화를 하다 보면 내 생각도 면밀히 알 수 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얘기를 해봤자 페이스북에 댓글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우상호 후보가 저를 만나지도 않겠다는 것은 대단히 실망이다.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만나는데 왜 대화를 못하나. 같은 국민을 적대시하고 친일파, 토착왜구라 비난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ㅡ'기존정당이 금태섭의 그릇을 담아 내지 못한다'는 의견도 많다. 새로운 정당을 추진할 수 있나.
▲정치권의 새로운 세력을 만드는 것이 저의 정치적 소명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조금 일찍 선거 준비를 시작했으면 그런 것을 체계적으로 담아냈을 거다. 어쩔수 없이 저도 경마 레이스처럼 뛰고 있는데, 이번 선거 전략의 목표는 반드시 승리해 기존 정치의 벽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세력을 만드는 거다.
저는 늘 세 가지를 생각한다. 첫 째, 진중권 교수는 어떤 당을 찍을 것인가. 그렇게까지 문재인 대통령에 반대하는 진중권 교수가 찍을 당조차 없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번째, 젊은 진보 성향 정치인들이 믿을 만한 정당은 어떤 정당일까. 마지막은 제가 아는 분 중 커플이 합쳐서 250만원 수입을 내는 사회를 꿈꾸는 커플이 있다. 그 커플을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정당은 어떤 정당일까. 앞으로 사회는 더욱 다양하게 변화할거다.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담아낼 수 있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 저의 소명이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