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런정페이 "바이든 전화 기다려, 美中 상생해야"
2021.02.09 15:44
수정 : 2021.02.09 15: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년 넘게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받아온 중국 화웨이의 런정페이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정권 교체 이후 처음으로 언론과 접촉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미국 기업들과 상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으며 동시에 스마트폰 사업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런정페이는 9일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를 통해 “나는 바이든의 전화와 협력에 대한 메시지를 기꺼이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런정페이는 “만약 화웨이의 생산능력을 확장할 수 있다면 미국 기업들에도 공급망 차원에서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 기업들과 협력은 화웨이와 미 기업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며 새롭게 출범한 미 정부도 새 정책 결정에서 이러한 사업적 이익을 고려할 것이다”고 예측했다. 런정페이는 “우리는 대량의 미국 재료와 부품, 장비들을 구매하길 원하며 양측 모두 중국의 성장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기술과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중국의 간첩기업으로 몰렸던 화웨이는 약 2년 동안 극심한 미국발 제재를 받았다. 미 정부는 2019년에 화웨이를 제재 기업 명단에 올려 미 기업과 거래를 막았다. 특히 화웨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스마트폰 사업에 치명타를 입었다. 트럼프 정부는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까지 차단했다. 런정페이는 지난해 6월 사내 연설에서 "처음 우리는 내부 통제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스스로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두 번째, 세 번째 타격이 이어지면서 미국이 원하는 것은 우리의 죽음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등 다른 서방 국가들이 제재에 동참해 붕괴 위기에 몰렸으나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8일 중국 매체에 의하면 화웨이는 제재에도 불구하고 주당 1.86위안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총 배당금은 7조1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런정페이는 8일 인터뷰에서 “우리에게는 고난을 극복할 수단들이 많다”며 화웨이의 생존 능력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한편 런정페이는 스마트폰 매각 의혹에 대해 절대 해당 사업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반도체 공급 등에 차질이 생기자 지난해 11월 중저가 브랜드인 ‘아너’를 매각했다. 외신들은 지난달 보도에서 화웨이가 ‘메이트’ 등 주력 브랜드를 포함해 스마트폰 사업부 전체를 매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런정페이는 스마트폰 사업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시에 독자적인 반도체 생산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