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재보선, '비상등' 켜진 野
2021.02.11 01:00
수정 : 2021.11.08 19:45기사원문
■朴, 양자·삼자구도 모두 1위
10일 리얼미터가 YTN·TBS 의뢰로 지난 7~8일 서울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3.1% 포인트,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 박 전 장관은 야권 '빅3'와의 양자대결에서 모두 우세했다.
야권 단일화가 실패했을 경우를 가정한 삼자대결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박 전 장관(37.5%)·나 전 의원(25.0%)·안 대표(22.7%) 구도와 박 전 장관(37.7%)·오 전 시장(18.7%)·안 대표(26.7%) 구도에서 모두 2위와 10% 포인트 이상 차이를 벌렸다. 여야 후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적합도 조사에서도 박 전 장관은 26.2%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안 대표(19.0%), 나 전 의원(15.1%), 오 전 시장(9.4%) 순이었다.
■정권 심판론 시들·野 불협화음
재보선이 여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성비위'로 촉발됐고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초반에는 야당에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여권에 큰 악재로 작용했던 사안들이 점차 완화되면서 민심의 변화가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안정세를 되찾았고,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졌던 부동산 문제도 고강도 대책이 나옴에 따라 심판론의 근거가 어느 정도 희석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범야권에서 터져 나온 불협화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야권 단일화 방식 등을 둘러싸고 김종인 위원장과 안철수 대표 간 신경전이 고조되는 등 범야권 단일화가 별다른 진전 없이 상당 기간 잡음만 노출한 점이 국민들의 피로감을 증폭 시켰다는 분석이다. 또한 야권 후보들끼리 상대방의 공약에 대해 날선 비난을 가하며 '네거티브'로 치닫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박영선, 우상호 등 여당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포지티브'한 방식으로 선거전에 임하며 좋은 인상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초 야권이 유리한 위치에 있던 재보선에 분명 판도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초반 정권심판 여론에만 기대며 3자 대결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안이한 인식에서 벗어나 야권의 선거 전략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