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에 제주 오리농장도 뚫렸다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내 육용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N8형) 바이러스가 나와 방역당국이 예방적 살처분과 함께 최고 수준의 초동 대응에 나섰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소재 오리농장 의사환축에 대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정밀 검사 결과 H5N8형 AI 바이러스로 최종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 2017년 6월 이후 3년8개여 만에 발생

제주도내 농장에서 H5N8형 고병원성 AI가 발견된 것은 18개 농가에서 닭·오리 14만4404마리가 살처분됐던 2017년 6월이후 3년8개월여 만이다.

올 겨울의 경우, 야생조류의 사체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은 6차례 있었으나, 가금류 농장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해당 농장은 최근 오리 산란율이 떨어지자 지난 12일 제주시청 축산과로 이상 신고를 했다.

이어 같은 날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 1차 검사 결과 H5형 AI로 확인돼 공무원·공수의사를 투입한 가운데 농장에서 사육 중인 오리 6045마리를 살처분·매몰 조치를 했다.

도는 또 해당 농장에서 반경 10㎞ 내를 방역대로 지정하고, 가금농가 51곳(101만5000마리)에 대해 7일 간의 이동제한 조치와 함께 정밀검사에 나섰다.

이동제한 조치는 21일 뒤인 다음달 5일에 실시되는 재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올 경우에 한해 해제될 예정이다.

도는 특히 도내 모든 가금농가를 대상으로 질병 예찰을 실시하는 한편, 산란계 농장 진입 제한과 7일 간의 이동 제한 명령도 내리기로 했다. 행정명령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가금농가별로 담당관을 지정해 일일 점검을 실시하고, 이 과정에서 미이행 사례가 적발되면 과태료 부과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취하기로 했다.

홍충효 도 농축산식품국장은 "고병원성 AI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모든 가금농가는 행정명령과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며 "의심축을 발견할 경우에는 즉시 방역기관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mail]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