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400번 고속충전해도 끄떡없다
2021.02.14 15:54
수정 : 2021.02.14 15:54기사원문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최남순·곽상규 교수와 화학과 홍성유 교수팀이 대용량 리튬이온배터리의 불안정성을 해결할 수 있는 배터리 전해액 첨가제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진이 새로 개발한 첨가제를 하이니켈 양극과 실리콘 혼합 음극으로 구성된 대용량 배터리에 투입한 결과, 400회 충·방전 후에도 처음 용량의 81.5%를 유지했다. 이는 현재 쓰이고 있는 첨가제인 플로로에틸렌 카보네이트(FEC)나 바닐렌 카보네이트(VC)보다 10%~30% 향상된 성능이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박세원 박사 과정 연구원은 "배터리를 20분 내에 고속 충전하는 실험에서도 100회 동작 후에 1.9%의 용량 감소만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배터리 전해액에 새로 개발한 첨가제를 넣어 실리콘 혼합 음극 표면에 보호막을 만들었다. 이 보호막은 고무줄처럼 유연하고 신축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리튬이온 투과성(이동성)이 뛰어나다. 이 보호막으로 인해 충방전때 부피가 3배 이상 늘었다 줄어드는 반복적 변화에 의한 기계적 과부하를 줄이고 고속충전이 가능해졌다. 또 첨가제는 전해액 속 불산을 제거해 하이니켈 양극 내부 금속인 니켈이 밖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았다.
전기차를 비롯한 대용량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상용 리튬이온배터리의 전극을 고용량 소재인 실리콘과 하이니켈로 대체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최남순 교수는 "이번 성과는 대용량 리튬이온배터리용 전해액 첨가제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전해액 시스템 구조 개발과 실험적 원리 규명은 최남순 교수와 박세원, 박민우 연구원이 담당했으며 화학과 홍성유 교수와 정서영 연구원은 전해액 첨가제를 쉽게 얻는 합성법 개발했다. 곽상규 교수와 이태경 박사(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원)는 계산화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첨가제의 고분자 보호막 형성 과정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홍성유 교수는 "고분자 보호막을 형성하는 첨가제의 특정 구조는 일반적 화학반응으로 잘 합성되는 않는 구조라 중간 반응을 거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곽상규 교수는 "개발된 첨가제는 전해액 속에서 분해돼 활성성분(라디칼)을 만든다"며 "이 활성성분이 다른 첨가제 성분들과 순차적 반응해 실리콘 전극 표면에 유연한 고분자 보호막을 만들게 된다"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규명된 보호막 형성과정을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월 5자로 출판됐으며, 연구 우수성을 인정받아 저널 편집자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논문으로도 소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