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대지진 여진이냐, 또다른 대지진 전진이냐 '열도 공포'

      2021.02.14 18:31   수정 : 2021.02.14 18: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2011년 동일본 대지진(3월 11일, 규모 9.0)이 발생한 지 꼭 10년 만에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리히터 규모 7.3, 진도 6강의 강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으나, 이 자체가 대지진(본진)의 '전진'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본 열도가 10년 만에 동일본 대지진의 악몽을 떠올리며 다시 대지진 공포에 휩싸였다.



■"10년 전 그날과 진앙지 근접했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 발생 약 2시간 후인 14일 오전 1시10분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밤 11시8분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이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 방재과학기술연구소 관계자 역시 아사히신문에 "진원의 위치로 보아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으로 간주된다"고 했다.

이번 진앙지는 10년 전 진앙지에 매우 근접했다. 이번 지진은 북위 37.7도, 동경 141.8도, 깊이 55㎞ 지점에서 발생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은 북위 38.0도, 동경 142.5도, 깊이 24㎞였다.


이번 지진으로 일본 열도 전역이 흔들렸다. 일본 동북부에서 진도 6강으로 흔들린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 전체로는 2019년 6월 야마가타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6.7 지진으로 니가타현에서 진도 6강의 흔들림이 발생한 후 약 1년8개월 만이다. 일본의 진도 기준상 6강은 사람이 서 있기 어렵고, 실내 가구들이 대부분 쓰러지는 수준이다.

후쿠시마현을 중심으로 인근 미야기현(6강, 6약), 도치기현(5강), 이와테현(5약)도 요동쳤으며 이른바 도쿄권으로 불리는 도쿄도, 지바현, 가나가와현 등에서도 진도 4, 동북부의 아키타현, 야마가타현 등도 진도 4를 기록했다. 수십초에서 수분간 큰 흔들림이 지속되면서 한밤 일본 열도가 공포에 떨었다.

도쿄대 지진연구소 후루무라 다카시 교수는 NHK에 "진원의 장소나 메커니즘으로 볼 때 판의 경계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보인다"며 "향후 1주일 정도는 같은 정도(진도 6강)의 격렬한 흔들림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긴장의 1주일

일부에서는 이번 지진이 앞으로 올 더 큰 지진(본진)의 '전진' 성격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과거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규모 9.0) 직전인 3월 9일 후쿠시마현에서 이번 지진과 비슷한 규모 7.3(진도 5약) 지진이 발생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일단 여진이 다시 올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긴장의 1주일이 시작된 것이다.

각지에서 피해도 속출했다. 일본 소방당국은 전날 지진으로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 등 일본 동북 지방에서 104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했다. 가구가 쓰러지면서 밑에 깔리거나, 대피 과정에서 크게 다치는 등의 사고가 잇따랐다. 가옥 붕괴, 산사태, 화재, 정전, 도로 파손 등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JR동일본은 도치기현 나스시오바라시에서 이와테현 모리오카시 구간에 대해 신칸센 운행을 중단했다. 약 90만가구가 밤새 정전을 겪었다. 완전 복구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제1원전 5·6호기의 사용후핵연료를 담아둔 수조도 방사성물질이 흘러넘쳤다.
도쿄전력 측은 건물 밖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 원자력규제청도 넘친 물의 양이 적고, 방사선량도 낮아 안전상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는 2011년 대지진 당시 전력공급이 끊겨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노심용융(멜트다운)이나 원자로 건물의 수소폭발 등이 발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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