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역사적인 한파'...미네소타 영하 39도 기록
2021.02.16 13:50
수정 : 2021.02.16 13:50기사원문
미국에 유례없는 한파가 몰아닥쳐 4명이 사망하고 단전으로 주민 수백만명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번 추위는 국제유가까지 상승시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USA투데이는 25개주에 겨울 한파 경보가 내려졌으며 남부의 텍사스주에서 북동부 메인주 사이 3200km에 이르는 지역 주민 1억5000만명 이상이 한파 영향권에 포함돼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립 기상 서비스는 현재까지 국토의 70%에 눈이 내렸으며 중부 지방에 폭풍을 동반한 한파로 앞으로 수일동안 주민 5000여만명이 화씨 0도(섭씨 영하 18도) 이하의 강추위를 겪게 될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가 영하 26도, 미네소타주는 영하 39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오클라호마대 기상학 교수 제이슨 퍼타도는 AP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파는 역사적인 이벤트"라고 말했다.
이번 추위로 낙상과 차량 충돌 사고 등으로 4명이 숨져 켄터키와 테네시 등 일부 주정부는 시민들에게 위험하다며 도로 운전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난방 수요 증가로 인한 단전도 이어져 텍사스주에서 주민 430만명이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캔자스와 미주리주에서는 추위로 전기 수요가 늘자 순환 단전까지 실시하고 잇다.
추위는 원유 정제 시설 가동 차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텍사스주 포트 아서는 걸프만 지역에 지금까지 없었던 한파로 정제시설의 가동이 멈춘 상태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텍사스주의 겨울 한파는 한 세대에 한번 있을만한 일로 샌안젤로에서는 지난 14일 25cm가 넘는 기록적인 적설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휴스턴의 조지 부시 국제공항은 활주로의 얼음으로 2400여 항공편이 취소됐다.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아칸소의 주지사들은 고립된 운전자 구조 등의 임무를 지원하기 위해 주방위군에 동원령을 내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텍사스주에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연방 재정 지원을 지시했다.
텍사스 등 남부의 적설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과 달리 중부와 오대호 지역, 뉴잉글랜드 지방 등 북동부에는 앞으로 폭설이나 겨울비가 15~30cm 내릴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추위와 폭설 뿐만 아니라 일부 지역에서는 홍수와 토네이도 발생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북서부의 워싱턴과 아이다호주는 빗물 하수구들이 막히면서 홍수 발생이 우려되고 있으며 남동부 플로리다와 앨라배마, 조지아주는 토네이도 주의보가 내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미국 한파는 북극 지역의 기온 상승이 제트기류를 약화시키면서 북극 소용돌이가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지 못해 미 전역에 추위가 들이닥친 것으로 전문가들이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미국 한파는 국제 유가까지 상승시키고 있다.
미국 최대 원유 생산지인 텍사스주에서 생산과 정제가 중단됐으며 예멘에서 친이란 무장단체인 후티족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공항을 드론으로 공격하면서 15일 배럴당 60달러 이상으로 상승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60.08달러로 1% 올랐으며 북해산 브렌트유도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인 63.41달러까지 상승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