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구선수, 학폭 피해자에게 연락…"내가 확실해? 난 안할거 같은데"

      2021.02.16 15:49   수정 : 2021.02.17 09: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주=김도우 기자】 프로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다영(25) 쌍둥이 자매,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의 송명근(28)·심경섭(30)에 이어 또 다른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여자프로배구 선수 A씨가 피해자 측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난 하지 않은 거 같은데 (학교폭력 주장이) 거짓말 하나 없이 다 사실이냐”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선수의 학교 폭력 의혹은 지난 14일 네티즌 B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프로여자배구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B씨는 “중학교 시절 머리를 박고 ‘가나다라’를 외우게 하거나 바가지에 눈물·콧물·침이나 오줌을 싸서라도 채우게 강요한 사람이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의 모습을 TV로 보는 게 괴롭다”고 썼다.

글이 올라온 직후 수도권 연고 여자팀에서 뛰고 있는 A선수가 가해자로 거론됐다.


이 글을 두고 논란이 일자 이튿날인 15일 해당 글에 내용이 추가됐다.

피해자 B씨의 언니라고 밝힌 네티즌은 “가해자의 배구 인생을 끝내고 싶지 않았기에 인물을 특정하지 않았다”며 “그저 이 글을 보면 양심의 가책을 느낄 그 사람들에게 사과를 받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연락이 왔는데 사과의 말은커녕 자기들을 포장하며 어떤 분은 동생의 기억을 의심했다”며 “사과할 생각도 없으면서 전화를 하자하고 연락은 취해온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B씨의 언니는 “더 이상 대화를 하고 싶지 않고 억지로 사과를 받아내고 싶지 않다. (동생은) 전화도 직접 만나기도 무서워하며 더 이상 과거를 들춰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분별한 댓글로 상처입고 싶지도 않고, 안타깝게도 제 동생은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더 이상 문제를 키우며 상처받고 싶지 않아한다”고 했다.

그는 “배구라는 종목이 당연히 스포츠이기 때문에 고된 훈련과 기합을 받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인격적이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는지는 몰랐다”며 “이 글로 많은 사람이 진심으로 깨우치며 과거에 대한 반성과 사과의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작(조작)을 의심하는 이들이 있어 대화 내용을 일부 공개한다며 “동생에 관한 2차 가해는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B씨의 언니가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대상이 가해자로 지목된 A선수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B씨 측 주장에 따르면 가해자로 지목된 A선수는 B씨에게 “네가 피해자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몰라도, 네가 올린 글만큼 너한테 하지 않은 것 같다” “네가 올린 글 거짓말 하나도 없이 확실하냐”라고 묻는다.

이에 B씨는 “거짓말 하나도 없고 그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서 그대로 쓴 거다. 언니들은 제 입장에서 생각해 보셨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A선수는 “생각해봤으니까 (연락) 했지. (메신저 대화 말고) 나머지도 우리가 그랬다는 게 확실하지?”라고 재차 묻는다.

이에 B씨는 “언니는 일부분만 저에게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저는 언니들을 특정해서 올리지 않았고, 저는 그냥 사과받고 싶어서 한 건데”라고 한다.

앞서 B씨는 학교 폭력 의혹을 제기하며 “매일 매일이 지옥이었다”고 했다.
그는 “3개월에 한 번 집에 가서도 혼나는 걸 말 못하고 혼자 참았다”며 “한번은 엄마한테 무릎 꿇고 배구 그만하고 싶다고 빌었지만, 엄마는 그냥 운동이 힘들어서 하는 말인 줄 알고 조금만 참고 해보라고 했다”고 했다. 그는 “다시 숙소에 가면 매일매일 죽고 싶었다”며 “어린 마음에 김에 들어있는 방부제를 먹기도 하고, 혼자 화장실에 가서 울면서 목을 조르는 일도 일상이었다”고 썼다.


이번 폭로와 관련해 가해선수와 구단 측은 해명이나 공식입장을 내지 않은 상황이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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