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000억 자사주, 사무직 직원은 못 받는다
2021.02.16 17:40
수정 : 2021.02.16 17:40기사원문
1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5일 배송을 담당하는 '쿠팡친구'를 비롯한 현장 직원을 대상으로 한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무상 부여 계획을 공지했다.
자사주 부여 대상자는 올해 3월 5일 기준 쿠팡과 자회사 재직 중인 쿠팡친구, 물류센터 상시직 직원, 레벨 1∼3의 정규직과 계약직 직원이다.
문제는 잠실 본사에 근무하는 직급 레벨이 높거나 사무직 직원들은 해당 메일을 받지 못해 이번 일회성 부여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벨 1~3급의 직원들은 대부분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고 잠실 본사 오피스에 근무하는 직원은 레벨 4~10급으로 알려졌다. 본사에는 총무·인사·회계 등 일반직군이 근무하고 있다.
쿠팡 직원 5만명 중 과거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도 무상 주식을 못 받는다.
배송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본사와 자회사 직원 등만 대상이다. 주식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으로 지급돼 주식을 받은 날로부터 1년을 근무하면 50%를, 2년을 근무하면 100%를 지급한다.
이번 자사주 무상 부여 계획에 쿠팡맨 등 배송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기대감이 크지만 본사 직원들은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미국 증시는 국내 코스피와 달리 우리사주 의무 배정 조항도 없어 추가로 신주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본시장법상 유가증권 상장에 대해 공모주식의 20%를 우리 사주로 의무적으로 우선 배정하고 있다. 통상 기업들이 상장을 할 때 우리사주 조합을 통해 우선 청약을 받는다.
우리 사주는 스톡옵션과 달리 수요 예측 가격으로 신주를 받기 때문에 상장 후 주가가 떨어질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보기도 한다. 하지만 쿠팡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서 기업 평가 가치를 500억달러(55조3500원)로 추산하고 있는 만큼 직원들 역시 상장 후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자사주를 보유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다만 국내 증시보다 미국 증시가 우리사주 제도가 더 활성화 된 만큼 향후 직원들이 주식을 더 많이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별도의 우리 사주 제도가 있어 근로자들이 기업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우리 사주를 취득하는 경우 세제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면서 "특히 미국에서는 ESG 평가 항목에 반영돼 있는 만큼 쿠팡도 우리 사주 배정에 대해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