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텍사스 '비극' 책임공방…유가 100달러 슈퍼사이클 오나

      2021.02.18 10:13   수정 : 2021.02.18 10:13기사원문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전역을 덮친 북극한파에 최대 유전지대 텍사스주가 사흘째 암흑 속에서 혹한에 시달리고 있다. 텍사스를 포함해 미국 전역에서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겨울폭풍과 북극한파에 17일(현지시간) 최소 3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특히 텍사스주의 피해가 심각하다.

310만 넘는 가구에 전기공급이 중단되면서 추위에 떨고 있다. 원래 2월이면 평균 영상 10도 안팎인데, 텍사스 일부 지역 기온은 영하 20도까지 곤두박칠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흑인여성이 자택의 전기공급과 난방이 끊겨 3세 딸과 며칠 동안 자동차 안에서 잠을 청했다고 전했다. 일산화탄소 중독 우려에도 잠시라도 추위를 피하려는 고육지책이었다.

◇ 기후변화의 역습 vs. 친환경 역설

한파 피해가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심각해지면서 이번 사태의 책임공방이 한창이다. 블룸버그는 "미국 에너지 산업의 수도인 텍사스를 강타한 혹한은 기후변화로 예측 불가능한 날씨에 직면한 세계를 상징한다”고 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혹한이 미국 최대 유전지역 텍사스를 덮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텍사스주가 친환경 풍력발전의 비중을 늘렸다가 겨울 추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비난도 있다. WSJ는 16일자 칼럼에서 '좌파 기후 어젠더의 역설'이라고 평가하며 "풍력과 태양광 의존도가 커질수록 전력망 신뢰도는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친환경 에너지가 보조금을 받을 때만 화석연료 비용과 차이가 없다고 WSJ는 일갈했다.

◇'블랙스완' 북극한파…슈퍼사이클 유가 100달러

텍사스주 한파에 원유와 정제유 생산까지 '올스톱'되며 글로벌 원유시장의 위기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17일 기준 하루 원유생산이 400만배럴 넘게 줄었다. 미국 전체 생산의 40%에 육박한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 이틀 동안 3% 뛰어 배럴당 61달러를 넘겼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초기에 원유 트레이더들은 한파에 따른 공급 부족이 2~3일 안에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전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이번 주말에도 생산재개가 힘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씨티그룹은 3월 초까지 글로벌 생산이 1600만배럴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일부 트레이드들은 이제 그 감산분이 두 배인 3200만배럴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혹한이라는 '블랙스완'이 원자재 슈퍼사이클 전망을 뒷받침할 수도 있다. JP모간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등 월가 대형은행들은 팬데믹 이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팬데믹 이후 회복에 따른 폭발적 수요에 공급부족이 더해져 슈퍼사이클이 현실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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