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공연계 '미스터트롯', '클래식 스타', '내한·라이선스'가 견인
2021.02.24 10:50
수정 : 2021.02.24 10:50기사원문
24일 국내 최대 공연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는 2020 공연 시장을 결산하면서 뮤지컬, 연극, 콘서트, 클래식/오페라, 무용/전통예술 5개 장르별 판매 수량 및 금액에 따라 인기 순위를 발표했다.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인터파크티켓 웹, 모바일, 전화, 글로벌, 제휴 채널 등의 모든 판매분을 합산한 결과다.
■외국물 잔뜩… 내한·라이선스 공연이 주도했던 '뮤지컬'
먼저 뮤지컬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공연은 작품성과 흥행을 검증받은 라이선스 뮤지컬과 내한공연 뮤지컬이 주류를 이뤘다. 가장 많이 판매된 작품은 '오페라의 유령-월드투어 서울 공연'으로 배우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공연이 몇 주 동안 중단되는 상황 속에서도 1위에 올랐다. '오페라의 유령' 사태를 계기로 오래전부터 준비되었던 해외 팀의 오리지널 내한공연들은 더욱 철저한 방역 관리 속에 진행됐고 자주 접하기 어려운 내한공연을 보려는 발길이 이어지며 상위권에 다수의 작품이 올라왔다. '캣츠 40주년 내한공연'이 10위,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11위에 각각 올라왔다.
이어 2위는 '모차르트!-10주년 기념공연', 3위는 '드라큘라', 4위는 '킹키부츠', 5위 '브로드웨이42번가', 6위 '렌트', 7위 '아이다', 9위 '레베카'의 순으로 라이선스 뮤지컬이 이름을 올렸다.
한편 창작 뮤지컬 중에서는 영화 '비스티 보이즈'를 원작으로 한 '비스티'가 판매 매수가 가장 높아 8위에 올랐다. 순위권 밖이지만 '귀환' 온라인 생중계,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웃는 남자' 등의 창작 뮤지컬들이 코로나19 속에서도 공연을 이어가며 선전했다.
■'연극' 작품성 있는 리미티드런 강세
연극의 경우 그간 대학로 스테디셀러로 자리 매김했던 오픈런 공연이 다소 주춤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신 작품성을 갖춘 리미티드런 연극이 강세를 보였다. 오픈런 작품으로는 대학로 스테디셀러 공연 '옥탑방 고양이'가 10년 연속 연극 판매 순위 1위를 지켜냈고 '오백에 삼십'이 3위, '쉬어매드니스'가 4위, '작업의 정석'이 9위에 각각 오르며 네 작품에 그쳤다.
10위 내에서 나머지는 모두 리미티드런 연극들이 차지했다. 2위는 2019년 초연 당시 전 배역 오디션을 통한 파격적인 신인 기용 이후 언론과 평단,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스타 탄생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한 '어나더 컨트리'가 올랐다. 이어 '연극열전8'의 첫 번째 작품 '렁스'가 5위,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로건리' 역으로 대중 스타가 된 박은석을 비롯해 이건명, 조재윤, 엄기준, 박건형, 강필석, 김재범 등 영화, 드라마, 무대를 넘나드는 최고의 실력파 배우들이 완벽한 케미를 선보인 '아트'가 6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7위는 '데스트랩', 8위 '환상동화', 10위는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이 올랐다.
■트롯 열풍으로 버텨낸 '콘서트'
지난해 방송가에 불어닥친 트롯 열풍으로 전성기를 누리게 된 트롯 가수들에게 코로나19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악재로 작용한 해였다.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이 되었던 공연들도 정부 지침에 따라 공연 취소를 반복하며 관객들은 기다림에 지쳐갔고 전년 대비 약 2085억 원의 판매액이 감소하며 콘서트 장르는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여파로 지난해 지난해 아이돌 가수들의 대규모 현장 공연이 전면 중단되면서 차트 상위권을 미스터트롯 관련 공연들이 휩쓸었다.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 감사 콘서트 서울 공연'이 콘서트 장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10위권 중 6개가 미스터트롯 전국투어 콘서트였다.
현장 공연의 어려움을 그나마 해소해 준 돌파구는 온라인 공연이었다. 인터파크에서 지난해 판매된 온라인 공연 판매 금액의 80.5%가 콘서트 장르였고 그 결과 콘서트 연간 랭킹에서도 온라인 공연이 3개나 올랐다. 2020년 열린 온라인 콘서트 중 가장 높은 판매수량을 올린 공연은 '아이즈*원 온라인 콘서트'로 4위에 올랐고, '2020 (G)아이-들 온라인 콘서트 '아이-랜드 : 후 엠 아이'가 8위, '2020 시아 온라인 콘서트 '핏 어 팻'이 10위를 기록했다.
■조성진·손열음·임동혁 '클래식' 아이돌 전성시대
공연장 규모와 아티스트 위상에 따라 티켓 가격의 격차가 심한 클래식 무용 장르에서는 인기를 가늠하는 기준을 판매매수가 아닌 판매금액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2020년 클래식 장르 1위는 '2020 디즈니 인 콘서트'로 집계됐다.
지난해는 해마다 클래식 장르 티켓 판매의 1등 공신인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이 중단되면서 그 빈자리를 클래식계의 스타 솔리스트들이 채웠다.
2018년 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서울을 포함한 전국 6개 도시에서 리사이틀 투어를 개최한 조성진은 서울 공연 2위, 여수 4위, 성남 7위, 수원 9위까지 4개의 공연을 10위 안에 올리며 압도적인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2016년 이후 4년 만에 음반 발매와 더불어 슈만의 곡으로만 연주한 '손열음 피아노 리사이틀'은 3위에 올랐고,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월광', '열정' 등 익숙한 선곡으로 무대에 오른 '2020 임동혁 피아노 리사이틀'은 10위에 올랐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시장 양분 '무용'
무용 장르에서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오네긴'이 1위에 올랐으며 10위 이내 상위권을 유니버셜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공연이 양분했다. 유니버셜발레단은 이외에도 '스페셜 갈라' 6위, '2020 대한민국발레축제 유니버설발레단 발레 갈라 & 오로라의 웨딩'이 10위에 올랐다. 국립발레단은 '해적'을 3위, '2020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 용인' 공연을 7위에 올렸다.
한편 중국 고전 무용과 동서양의 악기를 조화시킨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션윈 2020 월드투어'도 무용계의 스테디셀러로 창원 공연이 2위, 울산 공연이 4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세계적인 발레리나인 동시에 프로듀싱 역량까지 인정받고 있는 김주원의 신작 '2020 정동극장 '김주원의 사군자_생의 계절'은 5위를 차지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