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귀여운 것은 '이것' 때문이다?
2021.02.25 07:35
수정 : 2021.03.05 14: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사람의 아기는 물론 강아지도 고양이도, 심지어 맹수의 왕인 사자의 새끼도 아기동물들은 모두 귀엽다.
종을 막론하고 아기들이 이토록 귀여운 이유는 무엇일까?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귀여움'.. 왜?
우리가 본능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아기들의 귀여운 생김새를 가리켜 학자들은 '베이비 스키마(Baby schema, 유아도해)'라고 정의했다.
신체 비율상 큰 머리, 토실토실한 볼과 큼직한 눈, 작은 코와 입, 통통한 몸통과 짧은 팔다리 등이 그 요소다.
이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가진 아기나 아기동물들은 우리의 보호본능을 자극하고, 마음속에는 저절로 이들을 보살펴야겠다는 정서가 만들어진다.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어린 아기나 동물을 볼 때 동기부여에 관련된 뇌의 영역인 안와전두피질에 빠른 속도의 자극이 일어난다.
연구진은 이 자극이 아기에게 다가가거나 돌봐주려는 행동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진화론적 관점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아이를 잘 키워내야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무사히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기의 전형적인 특성을 보면 귀여움을 느끼도록 본능적으로 진화한 것이다.
미시간 대학교 심리학과 프레스턴 교수는 "베이비 스키마는 성숙해질 때까지 부모의 보호에 의존하는 다수의 포유류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우리 집 강아지에도 미키마우스에도 베이비 스키마가?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의 유전학자 애덤 윌킨스는 "베이비 스키마의 원리는 반려동물을 볼 때 특히 분명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인간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반려동물은 야생의 조상들과는 매우 다른 특성을 지녔다. 몸집이 더 작을 뿐만 아니라 얼굴과 치아 귀 등 신체 부위들이 작아졌다.
비록 신체적으로는 약해졌을지라도 인간의 본능을 자극해 그들에게 사랑받기 위한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귀여움을 사랑하는 인간의 본능은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된다. 특히 캐릭터 산업을 빼놓을 수 없다.
1920년대에 탄생한 캐릭터 '미키마우스'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아기 같은 모습으로 변화했다.
초기에는 날씬하고 날렵한 모습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통하고 동그랗고 귀여워졌다.
미국의 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미키마우스가 처음 탄생했을 때보다 눈은 2배 커졌지만 코의 길이는 25%가량 짧아진 사실을 발견했다.
많은 사랑을 받는 카카오프렌즈의 '라이언'도 아기들의 영원한 친구 '뽀로로'도 짧고 똥똥한 몸에 귀여운 얼굴을 가졌다.
우리가 아기를 보면서 귀엽다고 느끼는 포인트들을 그대로 닮은 것이다.
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 임예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