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 심장 들고 인증샷 한 여성.. 비판 받자 "종 보존에 도움"

      2021.02.25 06:42   수정 : 2021.02.25 10:40기사원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 여성이 기린을 사냥한 뒤 사체에서 심장을 꺼내 들고 웃으며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지난 13일 남아공 림포포주 북부 지역의 한 수렵 허가 구역에서 트로피 사냥꾼 메럴리즈 밴더머위는 나이 든 수컷 기린 한 마리를 사냥했다.

벤더머위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편이 1500파운드(약 235만원)를 내고 산 수렵 허가권을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받아 굉장히 기뻤다"면서 여러 장의 인증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에는 이 여성이 기린의 사체에서 꺼낸 심장을 손에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손에 들린 심장은 시뻘건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밴더머위는 이번 밸런타인데이에 남편과 함께 5성급 호텔에서 휴가를 즐길 예정이었지만, 나이 든 수컷 검은 기린을 사냥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계획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여성은 가이드에게 돈을 지불하고 사냥에 참여하는 '트로피 사냥'을 한 것이다. 이 트로피 사냥꾼은 지금까지 사자와 표범 그리고 코끼리 등 야생동물 500여 마리를 사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인터넷 상에 빠르게 퍼지면서 잔인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참 잔인하다" "악마를 보았다" "기린 너무 불쌍하다" "누워 있는 기린 모습이 슬퍼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밴더머위는 "트로피 사냥은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기금을 제공함과 동시에 나이 든 개체를 제거함으로써 종을 보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환경 보호론자들은 "트로피 사냥은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도구가 절대 아니며, 지역사회에 상당한 자금을 기부하지도 않는다"면서 트로피 사냥이 생태계를 교란한다고 비판했다.
동물보호 운동가들도 야생동물들, 특히 몸집이 큰 수컷을 제거하는 행위는 무리에 큰 피해를 준다고 주장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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