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흥.. 산, 들, 바다, 강… 어딜 가든 그림이 된다
2021.02.26 04:00
수정 : 2021.02.26 04:00기사원문
■사자산과 억불산에서 맛보는 힐링
정남진 전망대는 지상 46m,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로 정남진 장흥의 랜드마크다. 정남진전망대는 장흥의 어제와 오늘을 담은 역사와 문화 콘텐츠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1층 광화문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까지 올라간 후 계단을 따라 1층으로 다시 걸어서 내려오는 코스다. 10층 야외 옥상에는 스카이워크가 설치되고 8층은 북카페, 7층은 문학영화관, 6층은 추억여행관, 5층은 축제관, 4층은 장흥 이야기관, 3층 특별전시관이 들어섰다. 각 층을 잇는 계단은 트릭아트, 장흥의 어제와 오늘, 향기계단 등으로 꾸며져 관람객에게 볼거리와 재미를 더한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멀리 득량도와 소록도, 연홍도, 거금도 등의 먼바다의 섬들을 조망할 수 있고, 고흥 소록도, 거금대교, 금일도 등 수많은 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푸르른 에메랄드빛 남해바다와 그림을 그린듯한 하늘, 저 멀리 서있는 웅장한 천관산을 바라보면 한 폭의 그림이 아닐 수 없다.
정남진전망대를 뒤로 한 채 사자산과 억불산으로 향했다. 사자산(666m)과 억불산(518m)은 제암산(778.5m)과 더불어 장흥 삼산으로 꼽히는 명산이다. 누워서 고개만 들고 있는 거대한 사자 모양을 닮았다고 해 사자산이라 불린다. 장흥읍내 쪽 봉우리가 사자머리 같다고 해서 사자두봉, 정상은 남릉과 더불어 꼬리 부분이라 해서 사자미봉으로도 불린다. 곰재를 사이에 두고 제암산과 마주보고 있으며 동서로 400m의 능선이 길게 뻗어 있다. 산행코스는 여러 개가 있는데, 제암산이나 곰재를 연결한 종주코스가 인기다. 산행 기점이 공설공원묘지 주차장인 경우 간재골짜기의 제암산 임도를 따라가다가 간재에 도착한 후 오른쪽의 사자산 꼬리와 패러글라이더 이륙장을 거쳐 사자산 두봉(머리)에 이르게 된다. 정상에선 장흥읍내와 남해로 빠져나가는 탐진강이 멀리 내려다보인다.
반면 억불산은 주능선에 기암괴석이 많은 편이다. 바위의 모양이 부처가 서있는 모양을 닮아 수많은 부처들이 있다고 해서 억불산이라고 불린다. 장흥의 명산으로 손꼽히며 특히 편백나무가 많기로 유명하다. 정상까지 오르는 등산로에는 나무데크가 설치되어 오르기 쉽다. 드넓은 편백나무 숲과 대나무 숲은 삼림욕장과 산책로로 좋다.
편백나무는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가장 많이 내뿜는 수종으로 알려져 있다. 전남 장흥군에는 100ha에 40년생 이상의 아름드리 편백나무 숲이 조성돼 있다.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가 바로 그곳이다. 통나무주택, 황토주택, 한옥 등 숲속에서 건강 체험을 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생태건축을 체험할 수 있는 목재문화체험관, 목공 및 생태건축 체험장, 숲 치유의 장, 산야초단지 등이 조성돼 있다. 목재문화체험관 전시관에는 숲과 나무에 관한 내용을, 체험관에는 목재문화 전반에 관한 내용을 체험할 수 있다.
해동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위패를 모셔놓은 사당이다. 지난 1955년 장흥에 살던 유림 안홍천(죽산 안씨)이 순흥 안씨인 안중근 의사의 후손이 없어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건의, 죽산 안씨 문중에서 건립했다고 한다. 규모는 비록 작지만 사당 내부에는 안중근 의사 영정 2점과 친필유묵 복사본이 보관돼 있다. 정면에는 위패와 영정사진이 있다.
■장흥의 명물 청태전과 장흥삼합
장흥은 청태전(靑苔錢)이 유명하다. 청태전은 고형차(덩어리차)의 한 종류다. 차의 완성된 모양에 따라서 붙여지는 이름으로 돈차, 전차라고도 한다. 청태전은 우리고유의 전통차로 삼국시대부터 장흥 일대에서 재배되던 발효차로 맛이 순하고 부드럽다. 찻잎을 쪄서 찧으면 흡사 바다에서 나는 파래와 비슷한 색을 내며, 일정시간 마른 후에 대꼬치로 구멍을 뚫어 놓으면 엽전 모양과 비슷해 전(錢)을 붙여 청태전이라 불린다. 억불산 아래 상선약수마을에 위치한 전통다원에서 청태전을 맛볼 수 있다.
세종실록 지리지, 동국여지승람, 경세유표를 비롯한 여러 문헌에서 신라 말기에 보림사에서 처음으로 돈차가 재배되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보림사가 위치한 장흥군은 고려, 조선 시대에 한국의 차 문화 거점으로 여겨졌다. 특히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차(茶)를 생산하는 전국 19곳 가운데 13곳이 전라도 장흥도호부에 존재한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장흥하면 역시 '장흥삼합'을 빼놓을 수 없다. 장흥삼합은 비옥한 갯벌에서 자란 키조개 관자와 참나무에서 자란 표고버섯, 그리고 한우가 어우러진 장흥을 대표하는 보양 음식이다. 키조개 관자의 부드러움과 표고버섯의 쫄깃함, 한우의 감칠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따로 먹을 때보다 더 음식 맛이 깊어진다. 정남진 토요시장에는 장흥삼합을 하는 집이 많다. 소고기는 별도구매를 해서 음식점에서 삼합 셋팅비를 별도로 지불하고 먹는 경우가 많다. 신선한 재료다보니 너무 익히지 않게 살짝 구워서 쌈장이나 양념채소에 곁들여 먹으면 강하지 않으면서도 넉넉한 풍미가 입안 가득 느껴진다. 해맞이 명소로도 유명한 장흥군 용산면 남포마을은 석화구이도 먹음직스럽다. 소등섬 앞바다에서 마을 주민들이 채취한 자연산 굴을 직접 불에 구워 불맛이 강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