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발니 독살 시도’ 러시아 고위 관리들 제재

      2021.03.03 00:22   수정 : 2021.03.03 00: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 및 구속 수감과 관련해 러시아 관리와 기관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이는 지난 1월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의 첫 대(對)러시아 제재다.

2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이날 지난해 8월 나발니 독살 시도에 연루된 러시아 고위 관리 7명과 관련 기관들에 대해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 당국자들은 러시아에 대한 이같은 제재 움직임은 동맹인 유럽연합(EU)과 함께 협력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당국자들이 제재 대상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지난해 8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관리들이 당시 신경안정제 ‘노비촉’을 사용해 나발니를 독살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서방 정보당국들 사이에서 ‘높은 신뢰성’을 갖고 있다는 결론이 난 뒤 나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고위 관리는 나발니가 작년 8월 겪은 일을 ‘암살 시도'라고 지칭했다.

이번 제재 대상에 독극물 제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연구기관이 포함된 것에 대해, 한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화학 무기 사용에 대한 분명한 신호를 러시아에 보내는 것”이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EU도 이날 나발니 구속에 관여된 러시아 고위 관리 4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고, 이들에 대해 자산 동결과 입국 금지 등의 제재를 하기로 했다.

EU 제재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4명은 이고리 크라스노프 검찰총장,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위원장, 알렉산드르 칼라시니코프 연방교정국 책임자, 빅토르 졸로토프 러시아 국가근위대장이다.

한편, 나발니는 최근 지난 2014년 사기 사건과 관련해 실형 판결을 받고 모스크바 인근 블라디미르주(州) 교도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복역자 인권감시단체인 ‘사회감시위원회(ONK)’는 1일 나발니가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180km 떨어진 블라디미르주 파크로프시의 제2번 교도소에 수감된 것으로 파악됐고, 러시아 당국이 그를 이곳으로 보낸 이유는 이 교도소가 엄격한 규율로 악명이 높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졌다.
독일 베를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그는 지난 1월 17일 러시아에 귀국했고, 공항에서 곧바로 체포돼 구속됐다.

나발니는 러시아 정보당국이 자신에 대해 독살을 시도했다고 주장했고, 독일 등 서방 국가들은 그가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고, 이와 관련한 EU 등의 제재 경고에 대해 보복의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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