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건' 심리분석관 양모 살인 고의 잡아낼까
2021.03.03 08:49
수정 : 2021.03.03 08: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입양된 지 10개월 만에 양부모 학대로 사망한 고 정인양(입양 후 안율하·사망 당시 16개월) 사망사건 3차 공판에 대검찰청 심리분석관과 이웃 등이 증인으로 나선다. 정인양 양모 장모씨(35)의 살인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검찰이 어떤 카드를 빼들지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지난달 열린 2번째 공판에선 생전 정인이가 다닌 어린이집의 원장과 교사, 입양기관의 사회복지사가 출석해 증언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정인양 양부 안모씨(37)와 양모 장씨의 3차 공판이 열린다. 이날 재판에는 양부모의 이웃과 지인이 출석해 평소 정인양에 대한 학대가 어느 수준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증언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장씨를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진행한 심리분석관도 증인으로 나선다. 검찰은 분석관을 상대로 장씨가 정인양 생전 학대행위로 사망의 결과에 이를 수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입증해나갈 계획이다.
당초 장씨에 대해 학대치사혐의만 적용했던 검찰은 여론이 달아오른 뒤 예비적 공소사실로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이 미필적 고의 입증에 총력을 다하는 가운데 양부모 측 변호인은 장씨에 대한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안씨 역시 지난달 “학대를 알고도 방조한 건 결코 아니다”라며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으며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사죄하며 살겠다”고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했다. 두 번째 반성문이다.
한편 정인양은 생후 7개월 때인 지난해 1월 안씨와 장씨 부부에게 입양돼 9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온 몸에 멍이 들어 있었고 복부와 뇌에 큰 상처가 발견됐다. 장씨는 “아이가 소파에서 매트가 깔려 있는 바닥에 떨어졌다”고 주장했지만 병원은 아동학대를 의심하고 신고를 접수했다.
이후 밝혀진 사실은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양모 장씨는 입양하고 겨우 한 달이 지난 시점부터 정인양이 숨진 10월까지 지속적인 학대와 폭력을 행사했다. 지난해 5월부터 총 3차례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있었지만 경찰은 구체적인 학대 물증을 찾지 못했다며 정식 사건으로 전환하지도, 분리조치를 하지도 않았다.
수사과정을 감시해야 할 강서아동보호전담기관 역시 이렇다 할 조치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검찰이 공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정인양 사인은 췌장 절단으로 인한 복강막 출혈이었다. 국과수는 췌장 절단 외에도 복수의 장기 손상과 광범위한 출혈이 있었다는 결과를 내놨다. 발생 시기가 다른 골절상 7곳과 다수 피하출혈 흔적도 함께 발견됐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