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꽃구경' 발언에 "오랜 분노·고민의 산물" tvN '마우스'(종합)
2021.03.03 13:54
수정 : 2021.03.03 17: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본이 충격적이었다.” 배우 이승기가 3일 첫 방송을 앞둔 tvN 새 수목드라마 ‘마우스’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드라마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극중 이승기가 연기한 정바름은 동네 어리바리한 순경으로 사이코패스를 만나면서 삶이 달라진다.
‘마우스’(극본 최란/연출 최준배/제작 하이그라운드, 스튜디오 인빅투스)는 바른 이미지를 가진 동네 순경 정바름(이승기)과 어린 시절 살인마에게 부모를 잃고 복수를 향해 달려온 무법 형사 고무치(이희준)가 가장 악랄한 사이코패스를 추적하는 범죄스릴러. ‘프레데터’와 대치 끝에 운명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모습을 그려낸 ‘인간헌터 추적극’을 표방하고 있다.
데뷔작 ‘일지매’로 시청률 30%가 넘는 기록을 세운 최란 작가가 집필했다. 2014년 ‘신의 선물-14일’로 한국 장르물을 개척했다는 평도 받았다. 메가폰은 ‘압구정 백야’ ‘최고의 연인’ ‘이리와 안아줘’를 연출한 최준배 피디가 잡았다.
이날 행사에는 이승기, 이희준, 박주현, 경수진 그리고 최준배 피디가 참석했다. ‘인간수업’으로 급부상한 박주현은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문제적 고딩’ 오봉이 역으로 나선다. 격투기, 권투, 주짓수 등 못하는 운동이 없는 고3 수험생 역할이다.
경수진은 일명 ‘셜록 홍주’로 불리는 시사 교양 PD 최홍주 역을 통해 당찬 걸크러쉬 매력을 발산한다. 어린 시절 살인마에 의해 범죄 대상을 유인하기 위한 도구가 될 수밖에 없었던 남모를 비밀을 가진 인물이다.
이희준은 이승기의 대본 찬사에 자신 역시 “대본이 치밀했고 좋았다”며 “이런 역할이 또 내게 올까, 흥분되고 신나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박주현도 “대본 읽기를 멈출 수 없었다”며 “속도감과 긴장감이 있었다. 봉이란 인물을 보면서 마음이 아렸고 내가 잘 연기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경수진 역시 “대본이 좋았다”고 거들었다. “한편으론 내 배역의 이름을 보는데, 홍주라는 이름에 애정이 갔다. 감독님에게도 매력을 느꼈다. 대본이 치밀한데 (감독이) 그걸 섬세하게 그려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답했다.
■ “최란 작가, 사이코패스 발언에 충격 "오랜 분노와 고민의 결과물"
최준배 피디는 이번 작품에 대해 “(범죄 스릴러라) 차갑지만 따뜻함이 있는 드라마” “탁월한 작가의 대본을 탁월한 배우들의 연기로 (구현해 내) 볼거리가 폭발하는 드라마” “인물들의 진한 감정이 있는 드라마” 등의 말로 기대감을 자아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도탄에 빠지게 했는데도 죄책감을 느끼기는커녕 ‘벚꽃놀이 못가는 게 안타깝다’고 말한 한 사이코패스를 보면서 (최란 작가가)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크나큰 간극에 분노를 느끼고 시작한 드라마”라며 “탁월한 작가의 대본을 탁원한 배우들의 연기로 (구현해내) 볼거리가 폭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사이코패스를 추적하는 기존 드라마와 차별점은 무엇일까? 그는 “우리 드라마도 수위가 세서 19세 관람가로 결정됐는데 단지 표현 수위만 강한 게 아니다”며 “모든 인물들의 드라마적 감정이 속도와 깊이를 갖추고 달리기 때문에 감정이입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오래 분노와 고민 끝에 뽑아낸 대본이고, 모든 인물이 다 얽혀있어서 그들이 어떻게 리액션하고 분노하고 감정의 지옥에 빠지는지가 너무나 풍부하게 잘 담겨져 있다”고 자신했다.
“드라마와 감정의 속도감이 장르와 더불어 함께 간다. 인물의 희로애락과 가족 간 사랑 등 감정의 깊이가 피가 솟구치는 와중에 따뜻함을 주기에 (기존 사이코패스 스릴러와) 차별성을 줄 것이다.”
이승기는 드라마가 19세 관람가로 편성된 것에 대해 채널 tvN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장르를 증명하거나 미장센을 위해 잔혹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사회적 메시지를 위해 필요한 장치로 수위가 높아졌기 때문에, 19세가 불가피했는데, 과감히 19세 관람가로 결정돼 감사하다”고 했다.
이희준은 극중 불법과 편법도 서슴지 않는 강력계 내 조폭 형사 고무치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이번 역할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을 묻자 “정신건강”이라고 답했다. “분노를 품고 있는 캐릭터라 정신건강이 중요한 것 같다. 아침마다 108배를 하고 있으며 명상을 한다”고 밝혔다. “불도저 같은 인물로 그 안에 품고 있는 분노로 얼마나 힘들까, 온힘을 다해 연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주현은 전작 ‘인간수업’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모범생을 연기해 ‘괴물 신인’이라는 호평을 얻었다. 이번엔 내면의 상처가 큰 여고생 역할이다. 액션신도 많다.
박주현은 “평소 자전거, 수영, 테니스 등 역동적 운동을 좋아한다”며 “봉이가 액션이 생각보다 많아서 액션스쿨 다니며 기초체력을 높이고 있다”며 밝혔다.
“94년생이다. 첫 작품에선 여고생 역할을 맡아 나이가 신경 쓰였는데, 이번엔 봉이의 나이보다는 상처나 환경에 더 신경이 쓰였다. 이 친구의 아픔을 섬세하게 표현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봉이는 당차고 거칠다. 그런 거친 행동으로 자신의 여린 부분을 감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괴물 신인’이라는 타이틀에 대해 “좋은 평가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뿐인 것 같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 보답하는 게 최선인 것 같다. 이 작품에 피와 살을 갈아서, 온 마음을 다해 촬영하고 있어,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고 답했다.
■ 착한 배우들의 하모니란 무엇?
이희준은 극중 촬영신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박주현을 칭찬했다. “둘이 혹한기에 비맞는 신이 있었다. 비를 맞자마자 고드름이 생겼다. 난 가죽 재킷을 입고, 주현은 교복을 입고 있었다. 그날 정말 연기 생활 20년만에 처음으로 당장 집에 가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옆에 벌벌 떨면서 (투정하지 않는) 주현이 너무 대견스러웠다.”
이희준의 칭찬에 박주현은 ““봉이의 감정신이었는데, 내가 이게 맞는지, 혼란스러워하자 (이희준 선배가 먼저) 한번 더 하겠냐, 해도 된다고 말해줬다. 말씀은 집에 가고 싶다고 했으나, 그날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이희준을 추켜세웠다.
경수진은 최홍주 캐릭터에 대해 “양파같은 친구”라고 표현했다. 이희준도 "홍주는 베일에 쌓인 면이 있는 인물로 경수진씨가 말을 많이 할수 없다"고 거들었다.
경수진은 “4부까지 대본을 받았는데, 거기까지 홍주의 모습은 나랑 비슷했다. 소탈하고 보이시한 면이 있었다. 근데 사람을 만날 때마다 달라지는 모습이 아주 입체적이고 다양하다”고 부연했다. 또 "소탈하고 털털한 부분은 나와 비슷한데, 전 털털하나 (홍주처럼) 예리하진 않다”고 비교했다.
배우들 간 호흡은 어땠을까? 이희준은 “동료배우가 성격이 좋고 매너가 좋으면 촬영하는게 행복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승기와 촬영해 행복하다. 처음엔 제 역할이 너무 쉽지 않고 부담이 돼 한차례 고사했다. 그런데 승기가 내가 아니면 안한다고 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고맙다, 나를 생각해줘서, 그래서 마음을 바꿨다. 서로 배려하면서 행복하게 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최준배 피디는 “착한 배우”라는 표현을 통해 현장의 훈훈한 분위기를 전했다.
“배우들이 착해야 한다고 사석에서 자주 말하는데 어떤 신에서 나보다 장면의 균형이나 완성도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배우가 많이 있는 현장에 있고 싶다. 근데 여기 있는 배우들은 본인의 것이 끝나도, 상대 배우의 연기를 위해 몰입해주고 리액션해줬다. 혹시 내가 준비한 것과 다를 때, (상대와 의논해) 최상의 것을 뽑아내주기 위해 애썼다.”
“ 현상의 하모니 덕분에 기대이상으로 빛이 나는 신이 많았고, 그걸 반복해 켞으면서 (우리 현장은) 착함의 끝판왕이 되겠구나, 김영옥 선생님이 80대 중반인데, 불평 한마디 없고, 대역을 쓰겠다고 해도 싫다고 하면서, 내가 생각한 착한배우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배우들이 생각하는 ‘마우스’의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경수진은 “영화인지 드라마인지 구분안 될 정도로 전개가 빠르고 영상미가 뛰어나다”고 자랑했다. 박주현은 “범죄, 추격물이라서 사건사고가 많이 생기고 그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헤매는 기본 구성이 있는데, 그것과 함께 각 인물의 사연도 깊다. 서로가 운명의 실타래처럼 얽혀있는데 그걸 보는 재미가 있다”고 거들었다. 이희준도 “단서 하나하나가 아주 치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부연했다.
이승기는 “연출이 다르다”고 꼽았다. “사이코패스를 주제로 한 드라마가 많은데, ‘마우스’의 차별점은 연출이 다르다. 1-2회를 보고 감독님께 정말 좋다고 말씀드렸다.” 이희준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는 “감독님이 배우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준다. 결국 (감독이) 원하는 대로 하지만, 일단 말을 잘 들어준다. 배우들은 (감독이) 잘 들어만 줘도 좋다. 우리를 믿어주는 것만 같아서 감사하다”고 부연했다.
이승기는 정바름을 따라 이 드라마에 입문해 "직진"하라고 관람 포인트를 전했다. 이희준은 “(내가 연기한) 고무치는 아픔과 분노를 가진 캐릭터인데 그 친구가 버티며 사는 모습을 통해 용기를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주현은 “봉이불패”를 외쳤다. “상처가 많고 불행이 겹치는데, 끝까지 지지 않고 이겨내려한다. 봉이의 모습을 보면서 (비슷한 상처를 지닌)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고 위로해주고 싶다”고 했다. 경수진은 “홍주는 양파”라며 “해를 거듭할수록 뭔가 새로운 게 나온다”며 캐릭터과 함께 드라마의 매력을 전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