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지마" 좌불안석 바이든...머뭇대던 스가, 긴급사태 '재연장'
2021.03.03 20:10
수정 : 2021.03.03 20:20기사원문
【도쿄·서울=조은효 특파원 박종원 기자】 미국, 일본이 각각 코로나19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실시해 온 '사회적 봉쇄', '긴급사태' 해제를 놓고 지방정부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주정부의 해제 움직임을 연방정부가 뜯어말리는 형편이다. 역으로 일본에서는 수도권 광역단체장들이 중앙 정부의 해제 기류에 맞서 재연장을 주장하고 나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약 8개월간 실시해 온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를 2일(현지시간) 해제했다. 텍사스주는 미국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이다. 오하이오주도 대규모 집회와 관련한 보건 명령을 완화하기로 했다. 플로리다주 론 드산티스 주지사는 한 술 더 떠 "봄방학 휴가철을 맞아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 정부들의 사회적 봉쇄 해제 움직임에 바이든 행정부는 좌불안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미국 주정부들의 사회적 봉쇄 해제 움직임에 "솔직히, 이 싸움(코로나19 감염 사태)은 끝나지 않았다"며 신중할 것을 촉구했다. 전날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국장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지금껏 어렵게 얻은 성과를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조치 준수를 강조했다.
지난 2개월 간 미국 내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70%, 40% 감소했으나 하루 확인자가 약 6만8000명, 사망자가 2000명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반면, 일본에서는 도쿄도, 지바현, 가나가와현 등 수도권 광역 단체장들이 선제적으로 긴급사태 선언 재연장을 촉구하고 나서, 미국과 대비된다. 나카가와 도시오 일본의사회 회장도 3일 기자회견을 열어 "4월 이후 제4파(4차 코로나 유행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연장론에 힘을 실어줬다.
'견원지간'인 고이케 도쿄도지사의 연장 요구에 전날까지만 해도 "최종 결정은 (총리인)내가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던 스가 총리도 결국 이날 "2주 정도 연장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도쿄와 수도권 4개 광역 지역에서는 긴급사태 선언으로 음식점 영업이 오후 8시까지로 제한되고 있다. 회식 등 각종 저녁 모임 자제로 지난 1월 7일 하루 2500명을 넘어섰던 도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200~300명대로 크게 감소했으나, 그 구간에서 정체 상태가 약 20일간 지속되고 있다. 심지어 이날 도쿄의 하루 확진자(316명)는 1주일 전(2월 24일)보다 103명이나 증가했다. 일본의 도쿄 등 수도권 지역의 긴급사태 선언은 지난 1월 7일 발동됐다. 2월 연장 조치에 이어 오는 7일 해제를 앞두고, 다시 한 번 2주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