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 시위대 향해 또 발포..최소 13명 사망

      2021.03.04 00:15   수정 : 2021.03.04 00: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얀마 군경이 또 군부 쿠데타 항의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3일(현지시간) AP, AFP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만달레이, 밍잔, 몽유와 등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군경이 시위대에 발포해 13명 이상이 숨졌다.

외신들은 현지 매체와 의료진을 인용해 군경이 실탄과 고무탄, 최루가스를 발사했다고 전했다.



쿠데타 발발 이래 최악의 유혈 사태를 기록한 지난달 28일(유엔 인권사무소 집계 기준 18명 사망) 이후 이날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도 반군부 시위가 이어졌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군경이 양곤 시위를 진압하면서 약 400명을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외교장관들이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지 하루 만에 또 다시 시위대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브루나이는 전날 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우리는 모든 당사자에게 추가적인 폭력을 자제하고 최대한의 자제력과 유연성을 보이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세안 공동성명 발표는 회원국 간 이견으로 불발했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일부 회원국은 미얀마 군부에 구금된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의 석방을 촉구했다.수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은 2015년 총선 승리로 미얀마의 오랜 군부 통치를 끝냈다. 당은 지난해 11월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미얀마 군부는 그러나 작년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2월1일 쿠데타를 일으키고, 수지 고문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을 구금했다.

미얀마에서는 이후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며 수지 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군부는 최루가스, 물대포, 고무탄에 실탄까지 동원하며 시위대를 무차별 진압하고 있다.

군부는 인터넷을 차단해 시민들의 소통을 막고, 시위를 취재하는 언론인과 사진기자를 체포하기도 했다. 일부 기자들은 두려움을 조장하고 가짜 뉴스를 퍼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3일 바티칸에서 진행한 일반 알현에서 "미얀마인들의 희망이 폭력에 억눌려선 안 된다"며 정치범 석방과 대화를 촉구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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