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물드는 미얀마..어린이까지 총격, 하루 34명 사망

      2021.03.04 06:41   수정 : 2021.03.04 06: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얀마에서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쿠데타 이후 시민을 향해 실탄 등 물리력을 동원해 온 군부에 의해 3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최소 34명이 사망했다. 현지 언론 등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경은 이날 반군부독재 시위대를 강경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최소 34명이 숨졌다.



지난 달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하루 만에 발생한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18명의 사망자가 나와 국제사회에 충격을 준 '피의 일요일'보다 더 많은 피해다.


군부는 이날 반군부독재 시위대를 향해 새총을 발사한 뒤 진압했고, 심지어 구급대원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사망자가 38명이라고 집계했다.

희생자 가운데 '모든 것이 잘 될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고 적힌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19세 소녀 카알 신도 포함됐다.

카알 신의 페이스북에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에서 자신의 첫 투표 사진이 자랑스럽게 올려져 있다. 그는 자신의 손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만달레이의 거리로 나갔지만 군부가 쏜 총에 머리를 맞고 숨졌다.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만 18명이 숨졌고, 대규모 집회가 열린 몽유와에서는 8명이 희생됐다. 군부는 또 진압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을 포함한 100여 명의 시민을 체포했다.

앞서 경찰에 체포된 AP 소속 기자는 최대 징역 3년을 받을 수 있는 공공질서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미얀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이 있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전날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미얀마 군부 대표와 만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석방과 시위대를 향한 물리력 사용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내정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연합(UN) 역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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