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면화수입 금지 '나비효과'..국내 석유화학업계 "활짝"

      2021.03.10 17:24   수정 : 2021.03.10 17: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면섬유를 뽑아내는 데 쓰이는 천연 면화의 글로벌 가격이 치솟자 면화 생산과 무관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미소짓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생명인 패스트패션 업계가 면섬유의 대체재 격인 합성섬유 '폴리에스터'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면화 가격 폭등에 폴리에스터의 원재료인 파라자일렌(PX) 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작년 한 해 적자 수렁에 빠졌던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실적 회복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면화 가격은 지난 2월 파운드당 92.33센트까지 치솟았다. 이후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85센트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최근 10년 내 최저치인 48센트까지 떨어졌다가 1년도 안 돼 두 배가량 급등한 것이다. 중국 의류시장 회복의 기대감과 미국의 대중국 면화 수입 금지조치가 가격 급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은 중국 신장 위구르 소수민족을 탄압하는 중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작년 월부터 면화, 토마토 등 품목의 수입을 금지한 바 있다.

이처럼 면화 가격이 크게 오르자 엉뚱하게도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면화 가격 상승에 따라 비용 부담이 커진 의류 업계가 면섬유의 대체재인 폴리에스터 수급에 나선 덕분에 국내 업체들의 석유화학 대표 제품인 파라자일렌(PX)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폴리에스터는 중간 화학 제품인 테레프탈산(PTA)으로 만든다. PTA의 기초 원료가 바로 PX다. 지난해 4월 t당 466달러로 떨어졌던 PX제품의 월 평균 가격은 지난 2월 772달러까지 회복했다. PX제품의 원료인 납사 가격과의 차이(PX스프레드)도 작년 8월 t당 149달러까지 내려갔다가 올 2월 평균 200달러 수준으로 올라섰다. PX스프레드는 PX제품 실적의 가늠자로, 금액이 클수록 석유화학업계가 남기는 이익이 많아진다.

유가 상승과 수요 감소 탓에 암울한 2020년을 보냈던 국내 정유·화학업계가 PX제품 가격 상승에 기대감을 갖는 이유다. 국내 PX제품 연간 생산량은 연간 약 800만~1000만t에 달한다.
△SK(SK인천석유화학, SK종합화학) 290만t △한화토탈 200만t △에쓰오일 190만t △GS칼텍스 135만t 등이다.

면화 가격 상승과 함께 올해 중국 내 PTA 신규 설비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는 점도 PX제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관계자는 "PX제품은 종합화학사 수익창출에 기여도가 큰 품목으로, 지난해 낮은 가격 탓에 큰 손실이 났다"면서 "PX제품 가격 상승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1·4분기 실적 호전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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