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괜찮을까"… 신학기 학부모 걱정은 코로나보다 '학폭'

      2021.03.04 17:52   수정 : 2021.03.04 17:52기사원문
유명인들의 '학폭 논란'이 이어지면서 학교 폭력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자신의 자녀도 언제든 학교 폭력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경찰은 신학기를 맞아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 아이 누가 괴롭히진 않을까"

배구계에서 시작된 유명인들의 '학폭 미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4일 스포츠 및 연예계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프로배구 이재영·이다영 자매를 비롯해 연예인 조병규, 박혜수, 김동희, 이나은, 최예빈 등 10여 명에 이른다.


이날 역시 배우 지수가 과거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연기자로 활동하는 제 모습을 보며 긴 시간 동안 고통받으셨을 분들께 깊이 속죄한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유명인들의 학폭 논란이 들불처럼 번지자 학교 폭력을 우려하는 학부모들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주부터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학생들이 새로운 환경에 놓이기 때문이다.

자녀가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이모씨(35)는 "아이가 내성적이다 보니 새 학교에서 누가 괴롭히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학교 측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고 해도 학교폭력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12세 자녀를 둔 윤모씨(42)는 "우리 세대도 학교 폭력이 심했는데 요즘에도 달라지지 않은 거 같다"며 "유명인들이라고 해서 봐주지 말고 학교 폭력을 저지르면 어떠한 처벌을 받는지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러한 반응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특정 지역이나 학교를 언급하며 학교 폭력이 많은 지를 물어보는가 하면,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기 걱정된다는 글이 다수였다.

■신체폭력 줄었지만 사이버폭력 늘어

코로나19 여파로 등교수업이 감소하면서 학교 폭력의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폭력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이른바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이라고 불리는 사이버 폭력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특정인을 카카오톡 등 단체 채팅방에 초대해 폭언을 가하는 '떼카'와 채팅방에 피해자를 수시로 초대해 괴롭히는 '카톡 감옥', 피해 학생의 스마트폰 테더링 기능을 이용해 데이터를 빼앗는 '와이파이 셔틀'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신체폭력과 금품갈취 비율은 2019년과 비교해 각각 0.7%, 0.9% 감소했으나, 사이버 폭력의 비중은 12.3%로 전해(8.9%)에 비해 3.4% 증가하기도 했다.

경찰은 신학기를 맞아 이달 2일부터 오는 4월 30일까지 2개월 간 학교 폭력 대응 활동에 나서고 있다.
비대면 수업 환경을 고려해 범죄예방 교육안을 제작·배부하고, 현장에선 대면·비대면 예방 활동을 벌인다. 또 학교전담경찰관, 학교, 교육지원청 간 직통 연락망을 구축해 학교 폭력에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박옥식 청소년폭력연구소장은 "학교 폭력이 근절되지 않으면서 우리 사회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라며 "학교 폭력의 양상이 지능화되고 있는 만큼 교육현장에서도 실효성 있는 대응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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