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도 직원갑질 논란..왕손 며느리 의혹에 폭로전
2021.03.05 06:51
수정 : 2021.03.05 06:51기사원문
영국 해리 왕손의 부인 메건 마클이 왕실 직원들을 괴롭혀 스스로 사직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왕실은 즉시 진상 조사에 착수했고 해리 왕손 측은 의혹을 부인했다. 해리 왕손 부부는 작년 1월 왕실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살고 있다.
영국 왕실인 버킹엄궁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왕실은 서섹스 공작 부인(마클)의 전직 직원들이 제기한 문제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마클 왕자비가 켄싱턴궁에서 지낼 때 왕실 직원들을 괴롭혀 이중 개인비서 2명이 그만두고 다른 1명은 자존감이 훼손되는 피해를 겪었다고 보도했다.
버킹엄궁은 "우리 인사팀이 기사에 언급된 상황을 들여다볼 예정"이라며 "당시 연루된 직원들도 참여해 무슨 교훈이 있는지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왕실은 노동 정책에 대한 품위를 지켜왔으며 일터에서의 따돌림이나 괴롭힘도 용납하지 않았고 또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실이 언론 보도에 성명을 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을 떠난 이후 이들 부부와 왕실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진 것을 보여준다.
해리 왕손 측은 즉각 이를 부인했다. 해리 왕손 측은 대리인을 통해 “마클은 자신에 대한 인신 공격에 슬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번 폭로와 왕실의 조사 방침이 사전에 면밀히 기획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마클이 왕실을 공개 비판하기에 앞서 왕실이 먼저 치고 나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해리 왕손과 마클은 미국 CBS방송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와 최근 인터뷰를 마쳤으며 오는 7일 인터뷰가 전파를 탈 예정이다. 해리 왕손의 변호인은 “방송에 솔직한 고백이 나오기 직전 수년 전 상황을 왜곡해 마클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했다.
왕실이 괴롭힘 의혹을 조사한다는 발표가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CBS는 마클과의 인터뷰 영상을 발췌한 30초짜리 예고편을 공개했다. 마클은 이 영상에서 “나와 남편 해리에 대해 왕실은 거짓말을 영구화한다”며 “(왕실이) 우리가 입을 다물고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