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 '흥아해운' 인수 뒷말 무성…왜?

      2021.03.05 09:26   수정 : 2021.03.05 09: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흥아해운 인수자로 나서기도 했던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최근 행보에 대해 뒷 말이 무성하다. 공평·형평의 구조조정을 깨는 태도로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매각대금의 절반 이상을 포스코인터내셔널 보유 선박금융 채권 변제에 활용하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다른 채권자들은 "딜(거래)을 깨자는 거냐"며 "구조조정의 원칙에 맞게 고통분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흥아해운 채권단에 매각대금으로 자사 보유 선박금융 채권 500억원을 조기 변제해주면, 나머지 채권 600억원 중 일부를 탕감해주고 채권 만기를 5년간 연장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안으로 400억원을 조기변제하면, 나머지 채권 700억원 중 일부를 탕감해주고 채권 만기를 5년간 연장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늘어난 만기분에 대해서는 1%씩 가산이자를 청구했다.

흥아해운을 인수하려는 장금상선이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보유하고 있는 채권 중 400억원, 나머지 채권단(KDB산업은행 420억원, 해양진흥공사 150억원, 한국수출입은행 130억원 등 700억원)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 중 100억원 등 총 500억원을 변제하겠다고 밝힌 안에 대한 반응이다.


당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장금상선과 컨소시엄을 이뤄 흥아해운을 인수키로 했다. 하지만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모회사인 포스코가 흥아해운 지분 매입에 반대, 인수 컨소시엄에 빠졌다. 이에 더해 다른 채권자들을 대상으로 채권 회수에 대한 압박을 거세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 수출입은행 등 채권자들은 흥아해운 매각이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자본잠식에 빠진 만큼, 이대로 매각을 하지 못하면 신규 지원 또는 법정관리를 피하기 어려워서다.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인 장금상선에 매각하는 것이 최선인 배경이다.

이에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 수출입은행 등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조건과 다르게 보유중인 채권의 만기를 10년까지 연장해달라는 장금상선의 요구를 눈물을 머금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여기에 더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선박금융 채권 조기변제 몫을 모두 달라"고 하자, 도를 넘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외 채권자 중 한 관계자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채권자들을 상대로 장사하자고 하는 것이냐"며 "이기주의를 고수하면 구조조정이 깨지게 되고, 이는 흥아해운의 경영은 물론 국가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봤다.

이에 대해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채권을 조정하는 과정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채권 회수 외에는 그 어떤 조건도 관심이 없다"면서도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원칙적인 차원에서 많은 의견들을 경청하면서 원만하게 풀어갈려고 한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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