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즉석밥 시장 '너도나도' 진출…'햇반' 독주 견제 가능할까?

      2021.03.07 07:33   수정 : 2021.03.08 15:46기사원문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마련된 즉석밥 매대 © News1 구윤성 기자


하림이 100% 쌀과 물만으로 지은 차별화된 ‘하림 순밥(순수한 밥)’을 편의점 등에 론칭하고 프리미엄 즉석밥 시장에 진출했다. 사진은 론칭한 하림 순밥(하림 제공)2021.3.4/뉴스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는 즉석밥 시장에 식품업체는 물론 편의점과 이커머스 업체까지 뛰어들고 있다. 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에 진입한 모양새다.



현재 국내 즉석밥 시장은 CJ제일제당 '햇반'이 시장점유율 70%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오뚜기 밥'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지만 아직 격차가 큰 상황이다.


최근 새롭게 진출한 후발주자들이 즉석밥 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육계 1위' 하림·편의점 CU·11번가까지 즉석밥 도전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닭고기 전문회사' 하림은 즉석밥 '순밥'(순수한밥)을 내놓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를 위해 전북 익산제4산업단지에 3만평 규모의 '하림푸드 콤플렉스'를 지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착공 당시 "고령화와 1~2인 가구 급증에 따른 식품 소비패턴 변화에 발맞춰 더욱 신선하고 안전하며 균형 잡힌 영양을 공급하는 식품을 공유 주방에서 만들어 소비자들을 찾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식음료 소비방식의 변화를 포착, 대비에 나섰던 것이다.

하림은 '익산 기지'를 기반으로 즉석밥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즉석밥을 시작으로 국·탕·찌개 등 HMR 제품을 차례로 출시,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겠단 포부다.

즉석밥과 HMR 시장의 후발주자인 만큼 "아직 설정한 목표판매량과 생산량은 없다"는 게 하림 측 입장이다. 그럼에도 볶음밥과 찌개, 탕 등 다양한 닭 요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체에서도 잇따라 자체 브랜드(PB) 즉석밥을 내놓고 있다.

CU는 최근 백미 즉석밥 PB 상품 'HEYROO(헤이루) 우리쌀밥'을 내놨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반찬이나 요리류 등과 함께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밥이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즉석밥 수요에 맞춰 고객의 알뜰 소비를 돕기 위해 기획했다"는 게 CU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도 쌀 생산농가와 손을 잡고 즉석밥 '갓반'을 내놨다. 홈플러스도 '홈플러스 시그니처 햅쌀밥'을 내놓으며 즉석밥 출시에 가세했다.

◇ 가격경쟁력 앞세운 후발주자 반란 성공할까

하림을 제외한 후발주자들은 대부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먼저 HEYROO(헤이루) 우리쌀밥은 묶음판매 기준 1개당 990원꼴로 업계 최저수준이다. 여기에 각종 통신사 할인이나 이벤트 등이 더해지면서 더 싼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 11번가 '갓반'과 '홈플러스 시그니처 햅쌀밥'도 온라인에서 구매하면 900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가성비'를 앞세운 전략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오뚜기밥 가격이 햇반에 비해 개당 50원 이상 저렴하지만 시장점유율 격차가 크게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즉석밥을 선택할 때 단순히 가격만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아니다"며 "햇반의 브랜드 파워가 뛰어넘을 수 있는 특별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통업체들이 하림의 순밥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림은 순밥을 홍보하면서 '100% 쌀과 물'만 넣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림은 "집에서 밥을 지을 때처럼 첨가물(산도조절제, 보존제 등)을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햇반과 오뚜기밥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된다. 햇반은 주원료인 쌀에, 현미를 도정해서 나온 쌀미강을 물로 추출해 만든 '쌀미강추출물'을, 오뚜기밥은 원료에 산도조절제가 들어간다.

하림 측은 "반도체 공장 수준의 클린룸에서 가수(물 붓기)와 취반(밥 짓기), 실링(포장)을 해 안전성을 극대화했고, 차별화된 뜸들이기 등 최첨단 공정을 도입해 밥맛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뚜기 측은 "산도조절제는 유통기한 내 밥의 맛과 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오뚜기밥은 위생적이고 철저한 공정관리로 생산돼 산도조절제를 넣지않아도 문제는 없으나 고유의 풍미를 더 유지하고자 (산도조절제를) 소량 사용하는 것이다.
인체에 무해하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측 역시 "쌀미강 추출물은 현미를 도정해서 나온 쌀미강을 물로 추출해서 만든 것으로 인체에 무해하다.
(순밥을 내놓은 하림이) 후발주자로서 마케팅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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