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LH 투기의혹 "참담한 심정...도려내겠다"

      2021.03.07 12:06   수정 : 2021.03.07 12: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제를 책임지고 공공기관 관리까지 종합하는 책임장관으로서 국민들께 깊은 마음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땅 투기 의혹에 "최근 부동산정책을 현장에서 집행하는 가장 공정하고 스스로에게 엄정해야 할 공공기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같이 사과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김대지 국세청장이 참석했다.

홍 부총리는 "이번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공공부문이 행태일탈로 신뢰를 잃으면 정책신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일탈책임은 매우 무거운 것이다. 고통스럽더라도 도려낼 것은 과감히 도려내겠다"고 했다.


■LH의혹 "무관용·재발방지·관리책임 약속"
그러면서 정부는 LH 직원 투기의혹과 관련 무관용 조치,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 기관 전체에 대한 관리책임 강화 등 3가지를 약속했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 투기가 확인될 경우 수사의뢰, 징계조치 등 무관용하에 조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형태로든지 공직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것은 결코 용인돼선 안될 것"이라며 "국민들의 상처를 한없이 무겁게 받아들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탈 예방대책은 물론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을 시스템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토지개발, 주택업무 관련 부처·기관의 해당직원들은 원칙적으로 일정한 범주내 토지거래를 제한하고 불가피한 토지거래의 경우에는 신고토록 하겠다"며 "이에 더해 내부통제강화방안의 하나로 부동산등록제 등 상시 감시할 수 있는 체제의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개인 일탈동기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도록 하고 중대한 일탈시 기관 전체의 관리책임을 강화하는 것도 검토하겠다"며 "부당하게 얻은 이득은 반드시 환수되도록 해 다시는 그런 시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구성원들의 경각심과 자정노력을 위해 윤리경영, 공정경영에 대한 평가 강화 등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를 더 엄정하게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3월 중 2.4 공급대책 후보지 공개"
이와 함께 홍 부총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땅 투기 의혹으로 추진해오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83만호를 공급하는 2.4공급대책을 포함한 주택공급대책, 시장교란행위에 대한 엄중 처벌, 부동산정책의 '실행력' 대폭 강화 등 부동산정책 3대 실천사항을 '백척간두 진일보'의 마음가짐으로 이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시장은 지난 2월 4일 '3080+ 주택공급대책' 발표 이후 매매·전세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양상"이라며 "혹여나 이번 사태로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그간 모든 정책역량을 쏟아 부으며 진력해 온 정부의 정책의지와 진정성이 훼손될까 안타깝고 두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정부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3월중 민간·지자체와 협의해 선별한 2.4 공급대책의 후보지와 지난 8.4대책에 따른 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를 공개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4월중에는 2차 신규 공공택지 입지를 발표하고, 6월엔 지난해 11월 전세대책에서 새롭게 도입한 공공전세주택의 입주자 모집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7월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시작한다"며 "2.4대책에 따라 금년도 추진할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후보지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부동산시장을 어지럽히는 중대한 시장교란행위는 이번 기회에 뿌리 뽑겠다고 다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번 사태에 대한 국민의 커다란 실망은 부동산시장에서 나타난 불법과 편법, 불공정에 대한 감정이 함께 표출된 것"이라며 "불법, 편법, 불공정에 기반한 '4대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선 발본색원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4대 시장교란 행위는 비공개·내부정보를 불법부당하게 활용해 투기하는 행위, 부동산 거래질서를 위협하는 담합 등 시세조작행위, 허위매물과 신고가 계약후 취소 등 불법중개·교란행위,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아가는 불법전매 및 부당청약행위 등이다.

홍 부총리는 "4가지 교란행위에 대해선 가중처벌도 강구하겠다"며 "우선 부당이득 회수는 물론 자본시장법상 불공정행위에 대한 처벌을 참고해 범죄행위로 얻은 이득 이상이 환수되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불법행위자는 최대한 시장에서 퇴출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특정경제범죄법에 상응 관련기관 취업을 일정부분 제한하고 부동산 관련업종의 인허가 취득도 제한해 부동산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3기 신도시와 관련해 투기성이 확인되는 경우 자금출처, 탈세 여부, 대출규정 준수 여부 등도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한 세부대책에 대해 오는 10일 열리는 부동산시장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집중논의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또 부동산정책의 '실행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추진중인 공급대책이 정상궤도로 안착될 때까지 후속조치를 주기적으로 더욱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설명의 의무도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도시정비법, 공공주택특별법, 토지보상법 등에 대해 "우리를 위해, 미래세대인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입법되어야할 사안"이라며 "3월 국회에서 차질없이 처리되도록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홍 부총리는 "옛말에 '허물을 고침에 있어 결코 인색하지 말라(개과불린)는 말이 있다"며 "개인 일탈이면 일벌백계하고 구조적 문제로 확인되면 시스템적으로 예방구조를 확립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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