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매각·동맹… '161조' 국내 e커머스시장 대격변기
2021.03.10 18:57
수정 : 2021.03.10 18:57기사원문
국내 e커머스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쿠팡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시작으로 티몬, 11번가 등이 기업공개(IPO)를 예고했고, 이베이코리아 매각, 네이버와 신세계 동맹 등 시장을 흔들 굵직한 대형 이슈들이 산적하다.
10일 통계청의 온라인 쇼핑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5조623억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22.4% 증가했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은 2016년 65조원에서 2017년 78조원, 2018년 113조원, 2019년 135조원, 2020년 161조원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는 쿠팡의 뉴욕 상장을 기점으로 시장 주도권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본다. 국내 업계 1위를 넘어 해외 시장까지 넘보는 쿠팡이 4조원이 넘는 자금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 명확하다. 시장 경쟁력을 다지고 있는 네이버는 물론 롯데와 신세계 등 기존 유통 대기업들도 더 이상 e커머스 시장 공략을 미룰 수 없는 시점이다.
단적인 사례가 이베이코리아 매각이다. '흥행이 어렵지 않겠냐'는 예상과 달리, 여러 기업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완료까지는 쉽지 않은 고비를 넘어야겠지만 일단 매각이 이뤄지면 쿠팡, 네이버의 양강 구도를 흔들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헤게모니(주도권)는 이제 e커머스 시장이 쥐고 있다"며 "손 놓고 있다가는 완벽히 밀려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네이버와 신세계는 동맹으로 '반 쿠팡' 전선을 강화하고 있다.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25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이 거론된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도 지분교환 방식으로 물류 시스템을 강화한 바 있다.
투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 중소 e커머스 업체들의 입지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형 업체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쏟아부으면 중소 업체들과의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공적인 마케팅, 대형 업체 인수 등 자금력의 차이는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e커머스 업체들의 투자가 경쟁적으로 이어지면서 시장 전체의 규모는 분명히 커질 것"이라며 "그러나 파이의 대부분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한 대형 업체들의 몫이 될 가능성이 있어 중소형 업체들과의 격차가 벌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