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박철완 상무 "배당 50%, 현금흐름 문제無..소유·경영 분리"

      2021.03.11 11:51   수정 : 2021.03.11 13: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경영권 분쟁에 나서고 있는 박철완 상무가 첫 공개 기자회견에 나섰다. 박 상무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글로벌 지배구조를 안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로는 금호리조트 인수 건을 꼽았다.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도 밝혔다.

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상무는 11일 오전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석유화학은 퍼블릭 컴퍼니, 즉 공개회사로서 주주뿐만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 이익이 최 우선돼야 한다"며 "현 경영진과 이사회가 과연 수많은 이해 관계자 의견 존중하고, 더 큰 가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하는 점에 회의적"이라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현재 삼촌인 박찬구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고배당과 회사 가치 제고 등을 위한 주주제안을 시작으로, 오는 26일 진행될 주주총회를 앞두고 박 회장 측과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그간 홈페이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의견을 전달해오던 박 상무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오늘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이병남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오피스 대표와 최정현 이화여대 교수도 참석했다.

박 상무는 먼저 이번 주주제안의 성격을 명확히 했다. 그는 "저는 비운의 오너 일가도 아니고, 삼촌과 분쟁하는 조카도 아니"라며 "오히려 회사 구성원이자, 최대 주주인 저의 특수한 위치를 최대한 활용해 금호석유화학의 도약을 끌어내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 금호리조트 인수 건을 꺼내 들었다. 그는 "경쟁자보다 500억원, 1000억원 높은 가격을 써냈다는 결정 자체가 이해관계자의 이익보다는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투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현재 정리 실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이사진에 진입한다면 금호리조트 인수부터 해결하겠다"고 했다.

18.4%에 달하는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박 상무는 "18%가 넘는 자사주를 취득했는데, 지금까지 금액으로 치면 1조원이 넘는다"며 "코스피, 경쟁사 평균으로 봤을 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설명했다. 50%가량의 배상 성향에 대해서도 재무적인 부담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잉여현금 기준으로 봤을 때 시설 투자분, 운전 자본을 제외하고 순수 현금으로 창출된 몫으로 (배당성향) 50%를 유지하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코스피 평균이 40% 넘고, 동종 화학업계는 5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을 예로 들었다. 박 상무는 "석유화학 업계에 20년, 30년 동안 계셨던 분들을 자문역할이나 CEO로 모셔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고 했다.

친분을 중심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회사의 사외이사 추천위원회 등 시스템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며 "전문 업체에 의뢰해 20명 정도 후보자를 추천받았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주주제안이 지난 10년간의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도 밝혔다.
박 상무는 "10년 동안 영업상무로 현장을 뛰면서 회사 발전방향에 대해 고민했다"며 "코로나 특수로 인해 큰 성과를 이루고, 현금도 많이 보유한 지금 앞으로의 50년 100년을 생각할 때 트랜스폼 될 수 있는 타이밍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주주제안 취지를 소개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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