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코로나접종센터..행안부 "지자체 백신접종 지원에 온 힘"

      2021.03.11 16:13   수정 : 2021.03.11 18: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여수(전남)=정상균 기자】 전남 여수 도심의 흥국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지난 8일 오후 이 곳은 차분하면서 긴장감이 흘렀다. 완연한 봄날씨에 가벼운 옷차림을 한 시민들은 담담한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렸다. 동선은 간단했다.

물 흐르듯 입구부터 출구까지 접종 단계에 따라 움직이도록 돼 있다. 입구에서 먼저 발열을 체크하고 예약을 확인한다.
문진표 작성→예진(의사)→접종→전산등록(2차접종 안내)→이상반응 대기소로 이어진다.

지자체 중에 접종센터를 갖춰놓고 가동하는 것은 여수시가 처음이다. 현장에서 만난 이주리 여수시보건소장은 "처음 접종하는 백신이라 조심스럽기도 하고 긴장도 된다. 선제적으로 장소를 정해 시스템을 갖춰놓아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이곳에서 여수시민 109명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았다.

■여수시 접종센터 가동..지자체 처음
여수시는 지난달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접종센터에서 AZ백신을 접종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 접종센터 장소 선정부터 설비 완비까지 신속히 추진한 결과다. 여수시는 교통이 편리하고 5분 거리에 대형병원(응급의료기관)이 있는 흥국체육관을 최적지로 지정했다. 이 소장은 "백신접종 계획부터 장소 지정, 시스템 구축까지 휴일도 없이 준비했다. 또 지역 소방서, 의사, 간호사 등 유관기관 협의체와 지속적인 소통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 접종센터는 보관이 까다로운 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을 위한 곳이다. 화이자 백신(20여만명분)을 보관하는 초저온 냉동고 1개도 설치했다. 하루 평균 1500명의 접종에 대비해 체육관내 환기시설을 확충했고, 출입·퇴장 입구도 정비할 계획이다.

이날 타임스위치를 손에 쥐고 접종후 이상반응이 없는지 대기중인 정종안씨(지역요양시설 종사자)는 "백신 접종에 불안감이 있었는데 실제로 와보니 어려움이 없었다. 넓은 공간에서 차분하게 접종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지역에서 백신 접종은 통상 세가지 경로로 진행된다. 지정된 예방접종센터에서의 접종과 위탁의료기관 직접 접종, 방문 접종이다. 여수시 접종 대상자는 총 24만여명. 이달까지 노인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의료기관 종사자, 코로나 대응요원 등 3200여명이 1차 접종한다.

■행안부, 중앙-지자체 협업 노력
여수시가 백신접종 모범 지자체로 주목받는 데는 물밑에서 지원한 중앙정부 역할이 컸다. 백신접종 지원 주무부처는 행정안전부다.

행안부는 지난 1월부터 지자체의 백신접종 준비 상황을 관리하고 현장 애로사항을 신속히 해소하기 위해 백신예방접종지원단(단장 김희겸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을 가동 중이다. 백신접종 전반을 총괄하는 질병관리청(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과 실제 접종하는 지자체의 가교 역할이다.



앞서 정부세종청사에서 만난 이승우 행안부 재난협력실장(예방접종지원단 부단장)은 "최일선에서 일하는 보건소 및 방역·의료인력들의 노고가 가장 크다. 행안부는 이들이 현장에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 방역접종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원단의 역할은 크게 세가지. △백신접종 관련 추진 지원 및 관계기관과 소통·협업(상황총괄반) △지자체 현장 조직·인력 관리 및 애로사항 해소(현장애로건의처리반) △예방접종 안내 서비스 운영(접종정보안내서비스지원반)이다.

지원단 가동 2개월째, 행안부는 지자체 애로사항을 속속 해결하고 있다. 전국 172개소 임시선별검사소를 운영하는 지자체에 특별교부세를 두달 앞당겨 지난 1월 지원했다. 또 백신보관 냉장고 온도감시용 온도계 지원 요청(부산시 등)에 국비를 투입키로 했고, 민간의료기관에 접종센터를 위탁 운영토록 해달라는 건의(경기도 등)에 대해 위탁사업계약 규정을 개선했다.

이런 노력으로 중앙정부에 대한 지자체의 평가도 우호적이다. 무엇보다 중앙정부에 건의한 사안의 피드백(회신)이 빨라졌다는 점에서다. 이 소장은 "매일 아침(8시30분)에 열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현장 애로사항을 건의하면 일주일 안에 결과가 나온다. 상당히 빨라졌다"고 했다.

다만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가장 큰 현장 애로는 의료인력 부족이다. 민간의료 인력 활용이 대안이지만 중소도시의 경우 평일에는 현실적으로 접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기자가 찾은 여수시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의사 1인당 최대 접종 인원을 현행 150명에서 200~250명 선으로 늘려달라고 질병청에 건의하고 있다.


행안부는 전국 250여개 백신접종센터에서 일하는 행정지원 인력(약 1만여명)의 인건비를 원활히 지원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추가경정예산에 합의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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