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치유가 있는 도시, 충북 제천

      2021.03.12 04:00   수정 : 2021.03.12 03: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제천(충북)=조용철 기자】 제천 사람들에겐 의림지에 대한 향수가 남다르다. 가족들의 추억이 담긴 유원지이면서도 유년시절 단골 소풍 장소였고, 오붓한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았다. 시간을 거슬러 오르면 의림지는 용두산 아랫마을 농토를 일구는 생명줄이었다.

지금까지 사라지지 않고 남아서 본연의 기능을 다하는 의림지는 삼한시대에 축조됐다. 오늘날까지도 풍광을 자랑하는 의림지는 제천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톡톡히 제몫을 다하고 있다. 여름철엔 보트놀이를 즐기고 겨울철에는 빙어잡이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물의 도시 제천…의림지와 청풍호반

의림지는 제천10경 가운데 제1경이다. 의림지역사박물관은 의림지가 제천을 대표하는 명소가 된 이유를 흥미롭고 상세하게 보여준다.
의림지는 신라 진흥왕 당시 악성 우륵이 용두산 물을 막아 둑을 쌓은 것이 시초라고 전해진다. 세월이 흘러 고려시대 현감 박의림과 조선시대 정인지가 각각 개축했다. 이후 1972년 대홍수로 둑이 터지면서 다시 대대적으로 개보수했다.

제천시 북쪽에 우뚝 솟은 용두산 줄기에서 발원한 물이 의림지로 흐른다. 의림지는 둘레가 2㎞ 정도의 규모로 그리 크진 않다. 계절에 상관없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저수지 주변을 달리거나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 제천의 건강센터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청풍호 주변에서 레포츠 체험으로 스트레스를 날리고 원기를 회복한다면 의림지에선 솔숲의 맑은 기운과 잔잔한 수면을 바라보며 물의 정기를 머금는다. 여기에 걷기 운동으로 대지의 기운까지 받으면 제천 여행은 육체와 정신의 건강을 회복하는 나들이길이다.

의림지 북쪽에는 여러 놀이기구가 들어선 놀이동산과 주차장이 자리한다. 의림지파크랜드에는 바이킹, 회전목마 등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함께 타면 좋을 놀이기구가 설치돼 있어 유원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서쪽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등이 펼쳐지는 무대로 이용된다. 수변무대에선 주말마다 색소폰 연주회, 숲속기타여행, 힐링콘서트 등이 열려 여행객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킨다. 느긋하게 음악감상을 하는 가족들과 연인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수변무대 한켠에는 인공폭포가 시원스럽게 쏟아져 내린다. 산책을 하다가 다리를 건너면 오리보트장, 전망대 구실을 하는 정자, 의림지의 물을 가두고 있는 제방 등으로 이어진다.


의림지를 들러보는 동안 시를 적은 액자, 경호루와 영호정, 제방을 지키는 송림이 여행객들의 눈길을 끈다. 노송 사이에 자리잡은 경호루는 1948년 지어진 2층 누각으로 산책하다가 잠시 쉬어 가기 좋은 매점이 옆에 있다. 발걸음을 재촉하다 보면 의림지의 물을 가두는 제방 위를 걷게 된다. 소나무 숲이 의림지 둑방을 든든하게 지키고 더욱 운치 있는 풍경을 만든다.

제천은 한자로 방죽 제(堤) 자에 내 천(川) 자를 사용한다. 의림지가 있어서 제천이라는 지명이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여행객도 많다. 달걀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는 몰라도 이미 지명에 물을 함축하고 있는 제천시에는 물과 관련한 유명한 여행지가 두 곳 있다. 하나는 의림지이고 또다른 하나는 청풍호다. 청풍호 풍광을 한껏 즐기려면 청풍호반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된다. 청풍호반 케이블카는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3㎞ 구간을 운행한다. 케이블카 정상의 비봉산은 봉황새가 알을 품고 있다가 먹이를 구하려고 비상하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으로 청풍호 중앙에 위치해 있다. 비봉산 정상에 서면 주위가 온통 짙푸른 청풍호에 둘러싸여 있어 마치 드넓은 바다 한가운데 있는 섬에 체류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청풍호반 케이블카는 청풍호의 그림 같은 비경 사이를 지나 봉황이 비상하듯 비봉산 정상으로 날아오르며 시시각각 놀랄만한 파노라마 뷰를 선사한다.

■홉테라피로 스트레스 날리자, 제천한방엑스포공원

제천은 조선시대 때부터 내려온 3대 약령시장의 하나로서 전국 약초 생산의 30%, 황기 유통의 80%를 점하고 있는 한약재 생산과 유통의 중심도시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한방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조성된 '제천한방엑스포공원'은 한방생명과학관, 국제발효박물관, 약초허브식물원, 한방마을 약초판매장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한방세계에 대한 체험 등 오감을 만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제천한방엑스포공원에서 운영하는 홉테라피는 제천에서 재배되는 친환경 맥주 원료 홉을 활용한 힐링 웰니스 프로그램이다. 현대인의 정신 안정과 육체의 이완을 이끌어내며 체내 독소를 제거하고 혈액 순환 촉진과 면역 증진을 도모한다.

홉은 맥주 양조에 사용되는 원료로 맥주 특유의 향기와 쓴맛을 주며 맥아즙의 단백질을 침전시켜 제품을 맑게 하고 잡균의 번식을 방지해 저장성을 높여주는 여러가지 효능이 있다. 5m 이상 성장하는 덩굴식물의 꽃으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꽃차로 많이 애용한다.

홉의 성분인 잔토휴몰(Xanthohumol)은 불면증 완화, 염증 억제, 항암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고 이완을 촉진, 일상생활의 스트레스 주기를 깨뜨리는데 도움이 되며 스트레스 관련 질병에 도움을 준다. 홉 오일 또한 항염증 효과가 있어 몸을 편안하게 한다. 홉 아로마가 인체에 흡수되는 경로는 총 세 가지. 후각, 호흡, 피부를 통해서다. 후각을 통한 흡수는 향기 입자가 후각신경을 통해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하는 것으로 정신적 피로, 억압된 분노의 기억, 반복된 긴장 등에서 벗어나 신체의 흐름을 정상화하는 작용을 한다.
호흡을 통한 흡수는 코로 흡입된 아로마 향기가 폐포(허파꽈리)의 이산화탄소와 산소 교환을 활발하게 해 체내순환을 촉진하며 이로 인해 배출기관을 통해 약용작용 후 배설된다. 또 피부를 통한 흡수는 홉 오일의 입자가 지용성으로 매우 작아 피부 표피층을 통과해 혈액 속에 약용작용 후 배출된다.
홉 테라피에선 홉차 만들기, 홉 족욕, 홈 핸드 스파, 홈 코즈메틱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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