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사용, 뇌의 보상체계 건드려 지출 습관 높인다" MIT

      2021.03.14 09:06   수정 : 2021.03.14 13: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뇌의 보상 체계를 자극하고 추가 지출을 부르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로언 경영대학원 교수인 드레이즌 프렐릭 교수는 한 연구 논문에서 이같이 결론 내렸다.

그는 신용카드를 통한 쇼핑이 "가속 페달을 밟듯이" 우리 뇌를 조종해 미래에 더 많은 '구매 탐닉'에 빠지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이전 연구들에서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이들이 현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보다 더 많이 지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정도만 밝혀진 바 있다.

프렐릭 교수의 연구팀은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자기공명영상법(MRI)을 활용해 사람들이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물건을 살 때 뇌에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봤다.


연구진은 MRI 안에 자리잡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화면을 통해 비디오게임기부터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품들을 보여주고, 쇼핑 목록에 자신이 원하는 물품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결제 방식은 2가지로 현금 50달러 또는 신용카드였다.

실험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참가자들은 현금 사용 참가자들에 비해 더 비싼 물품을 사려는 경향이 높았다. 또 지출 규모도 더 컸다.

MRI 판독 결과 사람들이 신용카드로 물건을 구매하면 선상체(striatum)라고 부르는 뇌의 보상체계를 담당하는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상체는 도파민을 내보내는 일을 책임지며 보상·강화·쾌락·중독 등과 연관돼 있다.

프렐릭 교수는 "어떤 종류의 보상으로도 활성화되는 뇌의 보상 네트워크가 신용카드 구매로 활성화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신용카드가 '지금 당장 구매' 버튼 같은 '신호'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프렐릭은 신용카드라는 플라스틱 카드를 들고 있는 것이 즐거운 구매와 연결되기 때문에 뇌의 보상체계가 활성화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금을 사용할 경우에는 이같은 보상체계가 활성화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에는 "비용을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용카드 고지서를 뒤에 받게 된다는 점 때문에 마음 속에서는 구매와 비용 지급이 별개의 사건처럼 분리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문에 눈에 보이고 당장 손에 쥐고 있는 현금을 지불하는 것과 같은 경험은 신용카드 사용에서는 없다고 지적했다.

프렐릭은 아울러 신용카드로 필수품을 사는 것과 외식을 하는 것에도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용카드를 사용해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에 비해 외식을 하거나 휴가여행을 경험 하면 지출 경향은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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