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도 뉴욕행 저울질, 차등의결권 급하다

      2021.03.14 18:00   수정 : 2021.03.14 18:03기사원문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가 연내 뉴욕증시 상장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배송전쟁을 촉발했다면 마켓컬리는 '샛별배송'으로 불리는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시장을 키웠다. 쿠팡이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공개(IPO) 물꼬를 튼 느낌이다.

누적 적자가 4조원을 넘어선 쿠팡이 100조원에 달하는 가치를 인정받은 점이 계기다. 지난해 마켓컬리의 매출은 1조원대, 영업적자는 1000억원 수준이었다.


올해 대어급 IPO 예정업체는 물론이고, 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을 일컫는 유니콘 기업까지 경쟁적으로 들썩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로 세계적 이용자들을 확보한 크래프톤, 2차전지용 분리막을 각국에 납품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LG화학의 배터리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 등이 해외 IPO로 진로를 정할 가능성이 있다.

e커머스와 유통, 플랫폼 기업, 바이오와 IT 업체의 외국 증시 상장 도미노로 이어질지 모른다. 이들 미래 성장형 기업 입장에서 쿠팡발 '코리아 프리미엄'에 힘입어 국내보다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자금조달에 유리하며, 차등의결권으로 경영권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해외 IPO를 마다할 까닭이 없다. 쿠팡이 이를 앞당겼을 뿐이다.

늦었지만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적자기업이라도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으면 코스피에 입성할 수 있도록 시총단독요건을 도입하는 방침을 정했다.
코스닥에 이어 코스피에도 이른바 '테슬라 요건'을 도입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창업자에게 경영권을 보장하는 차등의결권 도입은 여전히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전도유망한 기업들이 한국 증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적 걸림돌을 치우는 작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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