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야권 단일화… 3자대결 변수에 셈법 복잡한 여야
2021.03.15 06:00
수정 : 2021.03.15 06:00기사원문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야권단일화를 놓고 다른 전개가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외에도 오세훈 후보에게 밀리는 조사가 잇따라, 야권단일화 논의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되고 있다.
■3자구도 경계하는 야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제1야당이나 제3지대나 다같은 야권 일원인데 이걸 갈라놓으려는 시도가 있어서 바로 잡으려고 해서 자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여론지표로는 야권의 후보들이 모두 이기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만 믿고 기다리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지난해 총선 한 달 전 코로나19로 야당에 대한 분위기가 급격하게 좋았을 때를 보라"고 경고했다.
실제 이날 여론조사 기관 에스티아이가 가상 양자대결 결과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 누가 단일후보로 나서도 박영선 후보를 18% 이상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 12~13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박영선 후보 vs. 오세훈 후보 양자대결에선 '33.1% vs. 51.8%'로 나타났고, 박 후보와 안철수 후보 양자대결에서도 '32.3% vs. 53.7%'로 나타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로 자세한 내용은 에스티아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 등으로 국민의힘 지지층의 지지를 받던 안철수 후보와 새롭게 탄력을 받고 있는 오세훈 후보간 단일화 협상은 더욱 꼬일 수 있다는 우려가 터져나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 결집이 오 후보로 이동할 경우, 단일화 국면은 새롭게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무성 전 의원과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단일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각 정당은 협상에서 손을 떼라"며 두 후보가 직접 만나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안 후보의 갑자스런 기자회견 자청도 이같은 우려를 확산되기 전 차단하고, 자신으로의 단일화 기선 잡기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분위기 전환 고심하는 與
여당은 구도가 변하고 있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박영선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 이어 오세훈 후보에도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것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여당은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중이다.
박 후보는 이날 LH 투기 의혹 사건 특검 제안에 이어 3기 신도시 토지소유자 전수조사 제안으로, LH 관련 이슈 주도권 선점에 나섰다. 특히 박 후보는 당선시 서울시 및 산하 공공기관 전 직원 부동산 보유실태를 조사하고, 서울시와 산하 공공기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부동산 거래 사전 신고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부동산감독청(가칭)도 설치해 부동산 거래질서도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LH 관련 이슈에 대응하는 것으로는 현재 국면을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게 당 안팎의 시선이다. 현재의 흐름이 지속된다면 3자 구도에서도 야권 지지층이 한곳으로 쏠려, 오히려 박 후보에 불리한 형국이 조성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그동안 박영선이란 인물의 경쟁력으로 현재까지의 구도를 유지시켜봤지만, LH 사태 여파로 야권에 유리한 국면의 변화가 감지된다"며 "일단 특검과 전수조사로 LH 사태에 후보가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앞으로 한달도 안남은 기간 동안 다른 변수에 적극 대응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