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도 단정하고 학대 흔적 없는데..'구미 여아' 또 다른 미스터리

      2021.03.15 08:07   수정 : 2021.03.16 10: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방치돼 숨진 3세 여아의 생전 모습을 MBC가 공개한 가운데, 학대 등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은 점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아이 가족 간 관계도와 친부의 정체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점차 커져가고 있다.

MBC ‘실화탐사대’는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에 ‘구미 3세 여아 사건 제보를 기다립니다’란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아이의 생전 사진을 공개했다.

“구미 인의동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2018년 3월 30일생 아이와 DNA상 친모로 밝혀진 석모씨(49)에 대해 아는 분은 연락해 달라”는 글과 함께였다.

공개된 영상에는 아이의 영정사진, 영아기 때 모습이 담긴 영상, 평소 모습 사진 등이 담겼다.
특히 당초 아이 엄마로 알려졌던 김모씨(22)가 아이와 재밌게 놀아주며 즐거워하는 장면도 있다.

이에 아이의 생전 모습에서 별다른 학대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학대 피해 아동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멍 자국, 영양 결핍으로 피부가 거칠어진 증상 등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사진마다 아이의 옷은 깔끔하고, 머리카락도 정갈하다. 음식을 먹는 동안에도 입가나 손 등에 지저분한 자국이 없으며 집안 청소 상태도 크게 문제 삼을 정도가 아니다.

이 때문에 아이를 잘 키워오다가 떠난 김씨의 동기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재혼을 위해서라지만, 아이를 방치까지 할 정도인가라는 데 대한 의구심이다. 김씨는 최근 재혼해 또 다른 자녀를 두고 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빌라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 죽었을 것”이라며 “전 남편과의 아이라서 보기 싫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전자(DNA) 검사 결과 친모는 김씨가 아닌 같은 빌라 아래층에 살고 있던 외할머니 석씨로 밝혀져 시민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석씨가 이를 여전히 부인하고 있어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겨져 있다.

김씨가 낳았다는 아이 행방도 묘연하다. 김씨가 구미의 한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출산한 사실이 확인됐고, 아이 출생 신고까지 마쳤다. 그러나 석씨의 출산 기록과 숨진 구미 3세 여아의 출생 기록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석씨가 김씨 몰래 아이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더구나 불과 한 층 아래 살던 석씨가 어린 아이가 3개월째 빈집에 방치된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 점 중 하나다.

석씨는 지난 11일 아이를 빼돌려 방치한 미성년자 약취 혐의로 구속됐고, 김씨는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방임)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수감 중에 있다.


이 사건에 대해 누리꾼들은 “정말 예쁜 아이, 좋은 곳 가서 행복하길”, “저 예쁜 아이를, 굶겨죽이고 싶은가”, “천사 같은 아이, 악마 같은 부모”, “아이 얼굴 말고 가해자 얼굴도 공개하라, 적어도 판결 확정되면 신상공개 하라” 등의 안타까움과 분노가 뒤섞인 감정들을 표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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