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막는다···“결혼·출산·군대 질문 No”

      2021.03.16 14:22   수정 : 2021.03.16 14: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여자는 군대를 안 갔으니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군대 갈 생각 있냐”

앞으로 채용 과정에서 이 같은 질문은 금지된다. 정부가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는 16일 “최근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야기된 성차별적 면접 논란을 계기로,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 요인을 해소해 성평등 채용이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과 조처를 강화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여기서 언급된 면접 논란은 최근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가 출연한 유튜브 채널 ‘달라스튜디오’의 ‘네고왕 5편’ 영상에 성차별 질문을 받았다는 폭로 댓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작성자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임한 동아제약 면접에서 인사팀장이 군대를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성이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데 대한 의견을 물었다고 적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SNS 등을 중심으로 성차별이라는 지적이 잇따랐고, 지난 6일 최 사장 명의 사과 댓글이 올라왔지만 들끓은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에 두 부처가 △성평등 채용 안내서 배포 △기업·기관 인사담당자 대상 성별균형 역량강화 교육 실시 △고용상 성차별 방지를 위한 현장 지도 등의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다.

노동부는 상·하반기에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 위반에 대한 집중 신고 및 지도·점검 기간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구인광고의 성차별 여부 모니터링과 ‘고용상 성차별 익명신고센터’ 운영도 강화한다.

아울러 노동자에게 불리한 행위 중지, 임금 등 근로조건 개선, 적절한 배상 등 노동위원회 차별시정절차 신설도 추진 중이다.

노동부는 “향후 채용절차법의 현장 안착을 위해 전문가 간담회 등을 거쳐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채용 단계별로 성차별적인 채용 요인을 점검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과 면접에서 하지 말아야 할 질문사례를 담은 성평등 채용 안내서를 노동부와 3월 말까지 경제단체, 개별 사업장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성평등 채용 안내서에는 채용 관련 국내법령과 제도를 알기 쉽게 정리해 담았다. 채용 지원자가 실제 채용과정에서 성차별이 이뤄졌는지 스스로 확인해 볼 수 있는 진단표도 함께다.

여가부는 올해 처음으로 기업·기관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성별균형 인사관리 역량강화 교육’을 3차례 실시한다. 보다 많은 기업의 교육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경제단체와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성별 다양성 확보는 기업의 유연성과 적응력을 높여 기업의 경쟁력뿐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데도 기여한다”며 “채용 등 고용 전반에서 성별에 관계없이 공정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정착·확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15일에는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회원들이 서울 동대문구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제라도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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