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M&A의 봄이 왔다

      2021.03.17 15:57   수정 : 2021.03.17 15: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연말부터 조선업계에 수주 소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조선사 및 기자재 업체의 인수합병(M&A)도 잇따라 결실을 맺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조선 빅 3'가 올해만 10조원에 육박하는 건조 계약을 따내면서 관련 생태계가 초호황에 들어선 영향이다. 2016년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019년 SPP조선이 자산을 찢어 매각하는 방식으로 파산한 것을 고려하면 '격세지감'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조선 빅 3의 수주액은 85억9000만달러(약 9조7000억원)다. 지난해 1·4분기 수주액 2조1360억원을 4배나 넘긴 수준이다.
한 때 수주가뭄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졌던 조선업계에 '봄'이 오고 있는 것이다.

잇따른 수주 소식과 함께 M&A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동부건설-NH PE-오퍼스 PE는 약 5000억원을 제시, 한진중공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최근 5년간 조선 M&A에서 가장 큰 딜(거래)였다. 필리핀 은행 주주들이 매각 여부를 내달 결정하면 전체 매각금액을 결정한 후 주식매매계약(SPA)도 체결될 전망이다.

해양플랜트 기자재 시장에서도 M&A도 이뤄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 신한중공업이 주인공이다. 신한중공업은 태화기업-NH PE-오퍼스 PE가 약 1000억원 후반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해양플랜트는 저유가 시대에 조선 3사 및 조선업계 전체를 어렵게 만들었던 기억을 남긴 만큼 의미가 깊다.

STX조선은 8년만에 새 주인으로 유암코(연합자산관리)-KHI를 맞이한다. 2500억원에 거래다. 유암코-KHI는 LP(유한투자책임자)로부터 펀딩 작업을 마무리하는대로 상반기 내 거래를 종결할 예정이다.

선박수리 전문업체인 오리엔트조선도 매각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수리 조선 산업의 중심지인 감천항 내 유일하게 해상선박건조대인 플로팅 독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매각 성사시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매각주간사로 삼일PwC와 선일회계법인을 선정, 오는 29일까지 원매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고, 4월 30일 본입찰을 실시한다.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만큼, 새주인을 찾으면 9년만에 완전 정상화에 성공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큐리어스파트너스-LK투자파트너스-HSG중공업 컨소시엄이 성동조선해양을 약 2000억원에 인수했고 동일철강 컨소시엄은 1600억원에 대선조선을 품었다.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 대한조선과 삼우중공업도 잠재매물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에 합병되는 과정으로, 자회사들은 인수 대상에서 제외되서다.

대한조선은 전라남도 해남을 필두로 중형급 유조선 및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을 건조하고 있다. 대주그룹의 계열사였지만 2009년 건설·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이 됐다. 이후 산은 등 채권단은 대한조선 매각에 나섰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2011년 7월부터 대우조선해양에 위탁경영을 맡겼다. 대우조선의 대한조선에 대한 지분율은 12.76%다.

삼우중공업은 2007년 설립, 대우조선해양이 지분 100%를 보유한, 선박용 기자재 및 해상플랜트 설비 제작업체다. 2010년 대우조선해양에 편입됐다.
이전에 추진한 M&A에서 중소형 조선 및 조선기자재 업체 4~5곳이 관심을 보인 바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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