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아닌가봐"…블라인드 압수수색, 3번만에 찾은 사무실 '텅텅'
2021.03.18 10:38
수정 : 2021.03.18 11:13기사원문
(경남=뉴스1) 강대한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꼬우면 이직하라”는 내용의 조롱하는 글을 올린 작성자를 찾기 위해 경남경찰청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수차례 허탕을 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경찰은 지난 17일 오후 LH 진주 본사와 팀블라인드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수사관 5명은 오후 3시30분쯤 LH본사 사무실에 진입해 필요한 자료를 확보했다.
다른 수사관 5명은 블라인드 미국 본사에 압수수색 협조 메일을 보내면서, 서울의 한국지사 사무실로 향했다. 하지만 법인 등기부등본상 주소지는 사무실 자체가 없어 압수수색에 허탕을 쳤다.
때마침 제보를 접수해 다른 사무실을 특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도 헛발질을 하게 됐다. 제보 내용에 따라 주소를 검색해 찾아간 곳은 엉뚱한 곳이었다. 같은 이름의 건물이 2개 있었던 것.
서둘러 같은 이름의 다른 건물에 찾아갔지만, 이미 직원들은 퇴근해 사무실이 비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검색한 주소지를 찾아가니 사무실 자체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다른 건물의 사무실을 찾아갔을 때는 이미 늦은 시간이어서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수사관 5명은 서울에 남아 18일 오전 중 마지막으로 찾은 사무실이 블라인드 사무실이 맞는지 확인한다.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한 주소지가 변경되면서, 필요 시 영장을 다시 발부받을 예정이다.
앞서‘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제목의 글이 블라인드에 올라 왔다. 작성자는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서 물 흐르듯이 지나가겠지”라며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꼬우면 니들도 우리회사로 이직하든가”라고 적었다.
이어 “아무리 열폭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고 언급해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과는 별개로 진행되고 있는데, 블라인드의 ‘개인정보처리방침’상 가입자의 모든 정보는 암호화돼 저장되며, 회사는 암호화된 정보를 복호화(암호화된 정보를 되돌리는 것)할 수 없다고 돼 있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