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판매부진'에 1교대 전환…노조는 지명파업 등 반발

      2021.03.18 11:25   수정 : 2021.03.18 11: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르노삼성자동차가 판매 부진이 지속되면서 5월 말까지 야간근무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2005년 이후 처음이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지명 파업에 나서는 등 수위를 높이면서 노사 갈등이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지난 16일부터 5월 말까지 두 달간 부산공장 근무체제를 기존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키로 했다. 르노삼성은 주·야 2교대 근무 형태를 주간 1개조로 바꿔 운영한다.
이에 따라 일부 인력에 대한 순환휴업을 시행한다. 앞서 르노삼성은 지난해 11~12월에도 야근을 하지 않았는데, 순환휴업까지 함께 실시하는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르노삼성이 야근을 없애기로 한 것은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월까지 르노삼성의 내수 및 수출 실적은 11만6166대에 그쳐 전년 대비 34.5% 급감했다. 올해 판매량도 1만349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 소폭 늘었지만 작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공장 가동에 차질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은 아니다. 판매 부진이 이어면서 르노삼성은 올해 생산량 목표를 기존 15만7000대에서 5만대 감산한 1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르노삼성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면서 '서바이벌 플랜'을 가동 중이다. 지난달에는 500여명의 희망퇴직을 받기도 했다. 올해 마땅한 신차 출시가 없는 상황에서 르노삼성은 유럽에 수출하고 있는 XM3 물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노사 갈등이 이어지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국내 완성차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 짓지 못한 상태다. 임금을 올려달라는 노조와 동결하겠다는 사측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르노그룹 본사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르노그룹의 제조·공급 총괄임원인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지난달 1박 2일 일정으로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찾아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앞서 그는 부산공장 생산비용이 스페인 공장의 두 배에 달한다며 서바이벌 플랜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용절감 등을 골자로 한 경쟁력 강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XM3 유럽 수출물량을 축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판매 부진으로 생산목표까지 줄인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계속 이어질 경우 XM3의 유럽 수출 물량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르노삼성 노조는 1교대 전환과 순환휴업 등에 반발해 지난 12일부터 확대간부 전원이 8시간 지명파업을 시작했다. 또 지난 16일에는 부산시청 앞에서 천막을 설치하고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노조 측은 "치근 4년간 영업이익은 8969억원인데 단 한 번의 적자로 희망퇴직에 순환휴업까지 시행하는 것을 조합원들은 더 이상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달 3주차부터 XM3의 내수 생산 계획은 0대인데, 이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 때문이다.
이달 말 아르카나(XM3 수출명) 판매를 대비해 수출물량을 우선 생산하기 위해 내수물량은 생산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문제 때문에 1교대로 전환할 수 밖에 없는데 경영악화로 인한 1교대 근무로 전환한다며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위기감을 조성해 조합원들에게 더 많은 양보와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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