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주, 보복소비 수혜주로 뜬다

      2021.03.22 17:50   수정 : 2021.03.22 17:50기사원문
[편집자주] 최근 미국발(發) 금리 상승 흐름이 국내 주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성장주가 힘이 빠지면서 유통, 석유화학, 호텔, 식음료 등 경기민감주가 주목 받고 있다. 이미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경기민감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3월 들어서 개인투자자들도 포트폴리오에 관련 종목들을 담고 있다. 이에 3회에 걸처 경기민감주 관련 업종에 다룰 예정이다.



코로나19 최대 '피해주'였던 유통주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수혜주'로 바뀌고 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롯데쇼핑은 3월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고, 최근 실적 개선 기대감 등으로 벨류에이션도 재평가 받고 있다.


22일 증시에서 이마트(0.57%), 현대백화점(0.46%), 롯데쇼핑(0.39%), 신세계(1.44%) 등 유통주들은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거리 두기 완화 등 소비 심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백화점·여행·호텔 등에 대해 '보복 소비'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통주는 3월 들어 주가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이마트(8.5%), 현대백화점(6.57%), 롯데쇼핑(5.76%), 신세계(4.32%)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다. 9일에는 유통3사의 주가가 모두 장중 신고가를 경신했다. 신세계는 9일 주당 30만원을, 현대백화점은 9만4000원, 롯데쇼핑은 13만5000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의 주가가 30만원 선을 터치한 것은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 2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과 기관들도 유통주를 주워 담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2~9일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를 각각 259억원과 133억원 순매수했고 기관 역시 신세계(342억원), 현대백화점(203억원), 이마트(198억원)를 담았다.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으로 넘어서면서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성장주나 수출 관련 우량주들이 빠지자 경기민감주인 유통주가 새로운 추천추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국 금리가 안정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한동안 국내 증시도 조정 국면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경기민감주나 유통주 등이 순환매가 이뤄지면서 주식 시장의 대체재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통주는 실물경기 회복이 수치로 나오면서 실적 개선이 본격화 되면 주가가 급등할 것으로 보여 주가가 눌려있는 시기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시장이 2월 중순 이후로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무르고 기존 성장주가 15~20% 이상 빠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밸류에이션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장마와 코로나19 등으로 유통주들의 실적이 좋지 않으면서 올해 기저효과로 인해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진다"면서 "투자자들이 밸류에이션이 높은 주식은 쉬어가고 반대로 저렴한 주식을 사들이면서 유통주들의 3월 증가율이 좋은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유통주 선호현상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금리 인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경기민감주의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과 반대로 상승장이 재개되고 지수가 상승하면 다시 BBIG 등 주도주로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시각이다.


또 유통주 내에서도 모든 종목이 상승하기보다는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상향 조정이 가파른 종목 위주로 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본부장은 "아직은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어 당장 유통주의 실적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업종 내에서도 펀더멘탈이 좋은 종목을 선별해 투자해야한다"면서 "유통주가 성장 포텐셜이 크지 않은 만큼 상승장이 돌아오면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성장주로 투자자들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는 성장주보다는 금리가 오르고 경기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유통주를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 낫다"면서 "시장에서 낮게 평가되는 가치주에 관심을 기울여야한다"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