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르네사스 공급 정상화에 3개월… 글로벌 車업계 '초비상'
2021.03.22 18:15
수정 : 2021.03.22 18:15기사원문
일본 르네사스 측에 따르면 화재는 지난 19일 오전 주력공장인 도쿄 북동쪽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시 소재 나카시 공장에서 발생했다. 화재로 인해 주행제어와 관련된 직경 300㎜ 반도체 웨이퍼 생산시설이 타격을 입었다.
피해 면적은 약 600㎡로 화재가 난 건물(1만2000㎡)의 5%에 해당하며, 피해 설비는 총 11대로 이 건물 전체 장비의 2% 정도다. 피해 면적이나 설비가 일부에 해당하나, 해당 N3 건물 300㎜ 라인은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르네사스는 가동 중지로 인한 자사 피해액을 매월 170억엔(약 1768억원)으로 추산했다.
시바타 히데토시 르네사스 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1개월 내 생산 재개가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도체 제품 생산에 2~3개월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생산중단 후 공급 정상화까지 약 3개월 이상 걸리는 셈이라고 보도했다.
르네사스는 300㎜ 반도체 웨이퍼 제품군에서 전 세계 시장점유율 약 20%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전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는 독일 인피니온, 네덜란드 NXP세미컨덕터에 이어 세번째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대란에 화학수지제품 등 조달난으로 감산에 돌입한 글로벌 자동차업계로서는 설상가상이다.
게다가 이번 화재는 마이콘 반도체 등 자동차용 반도체가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발생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경제산업성 간부는 "반도체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태세가 되어가고 있었다"면서 "최악의 타이밍이다"라고 토로했다.
르네사스도 반도체 부족 해결을 위해 전 세계에서 주문이 집중돼 대만 TSMC에 위탁했던 일부를 자체생산으로 전환해 화재가 발생한 곳에서 제조하던 중이었다. 르네사스로부터 상당부분 물량을 공급받아온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비상이다. 이토추종합연구소 측은 "자동차산업은 반년가량 반도체 조달난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혼다자동차 측은 "지금 당장 영향이 나오지 않지만 (공장 생산중단이) 1개월 이상 되면 재고가 없어지기 시작하는 4월 이후 생산에 영향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도요타자동차는 생산차종 변경과 대체생산 가능성 등을 포함해 생산에 대한 영향을 조사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생산 몇 대에 영향을 주는지 조사한다.
영국 조사회사 옴니아의 미나미카와 아키라는 "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세계에서의 영향은 수만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미국 텍사스에 공장을 두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분야 1위 기업인 독일 인피니온과 2위 네덜란드 NXP가 한파로 인한 정전사태로 생산이 일시 중단된 바 있다. 이들 업체의 피해복구 역시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반도체 수급 대란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완성차업계는 이번 화재로 아직 직접적인 타격을 입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1주일 단위로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점검하면서 재고를 보유한 모델을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특근을 포함한 생산일정도 주 단위로 짜고 있다. 한국GM은 이달에 이어 다음달도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할 예정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