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현 지사 선거 '100만표' 차로 대참패...'심란한' 자민당
2021.03.23 11:35
수정 : 2021.03.23 11:35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올 봄 중의원 선거를 저울질 하고 있는 자민당의 표정이 복잡하다. 총선의 '전초전'격인 수도권 지바현 지사 선거에서 '대참패'를 당한 것이다.
지난 21일 수도권 지역인 지바현 지사 선거에서 자민당이 민 후보가 야당 측 후보에게 3배가 넘는 100만표 이상 차이를 내며 대패했다.
23일 요미우리신문은 입헌민주당 등 야당이 지원한 구마가이 도시히토 전 지바 시장이 지바현 지사에 당선된 것과 관련, 자민당 내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동지적 관계'를 형성해 온 모리타 겐사쿠 지사의 퇴장(지사 3선, 12년간 재임)역시 자민당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모리타 전 지사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코로나 대응 실책을 빌미로 스가 총리를 압박할 때 나름대로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 고이케 지사와 스가 총리는 일본 정가에서는 '견원지간'으로 유명하다.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당선된 후보자(구마가이 지사)가 지역 내에서 이미 이름이 잘 알려진 인물이었기에, 별로 충격 받진 않았다"고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였으나, 당내에서는 이미 불안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자민당의 한 의원은 요미우리에 "이 만큼의 차이(100만표 이상)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자민당에 대한 비판 표도 꽤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월 25일에는 올 봄 중의원 해산과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길목선거'인 나가노현 등에서의 중, 참의원 재보선이 예고돼 있다.
자민당은 중의원 해산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말을 아끼고 있다. 니카이 간사장은 자민당의 일부 간부들이 조기 해산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해산은 해산할 만한 준비가 필요하다. 해산은 가볍게 논할 사항이 아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임기 4년의 중의원 임기는 올해 10월까지다. 임기가 끝나기 전, 정권으로서 가장 유리한 '최적의 타이밍'에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통해, 압승을 거두고, 이를 통해 정권의 생명을 연장해 가는 게 일본 정치의 공식이다.
현재 최대 정치 변수는 '코로나 재확산'이다. 스가 총리 내각 지지율과 자민당 지지율은 등락을 거듭하며 40%안팎을 형성하고 있다. 자민당 내에서는 스가 총리의 4월 초 미국 방문 성과를 기반으로 7월 도쿄올림픽 개막 전에 총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7~9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치른 후에는 코로나 감염 상황이 더욱 불확실해지고, 민심의 방향도 가늠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 정부에서 백신 접종을 담당하고 있는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장관)은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접종이 우선되겠지만, 인구가 적은 소규모 지자체에서는 4월 하순에 코로나 백신 일반용 접종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