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관장 "민속박물관, 밀레니얼 세대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확장"

      2021.03.23 16:31   수정 : 2021.03.23 16: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민기기재(民記記再)'를 중심 키워드로 민속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재현해 나가겠다."
김종대 국립민속박물관장이 미래 전략으로 '민기기재'를 내놓고 환골탈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기기재'는 김종대 관장이 스스로 만든 사자성어로 향후 민속박물관이 조사를 통한 '기록'을 바탕으로 전시를 기획해 사람들에게 '민속'을 '기억'하게 하고 교육을 통해 '재현'함으로서 민속문화를 제대로 알리기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23일 서울 삼청로에 위치한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취임간담회에서 김종대 관장은 "지난 1월 취임해 이제 두 달여 됐는데 과거 22년 동안 이곳에서 근무하다 16년 동안 중앙대 교수를 거쳐 돌아오니 많은 감정들이 교차한다"며 "이 곳에 관장으로 돌아오면서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했다. 지금껏 민속박물관이 해온 것들도 물론 의미있지만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이 이번 전략을 수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민속학 하면 조선시대 말과 일제시대를 한정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지금 이 시대에 벌어지는 현상, 다문화도 민속의 현상에 포함된다"며 "레트로와 뉴트로 현상이 혼재돼 있는 가운데 밀레니얼 세대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자리잡도록 확장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먼저 조사와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과거엔 한반도의 4대 권역 중 한 권역씩 민속을 조사해왔는데 이 경우 전국을 다 조사하는데 10년이 넘게 걸리고 이는 너무 느리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생업', '의례', '신앙' 등 민속학의 10대 주제를 선정해 4대 권역에서 동시에 각각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저희 박물관 소속 연구자들만으로는 이를 다 커버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의 전문학자들도 동원해 현 시대와 의식주 문화, 생활의 변화상을 조사해 아카이브로 축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며 "조사로 축적된 기록 및 유물 등 컨텐츠가 쌓여야 이를 분석하고 전시를 할 수 있다. 민속 유물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대들이 관심 가질 콘텐츠를 민속박물관이 주도적으로 기획해 전시하고 체험전 또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관장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관장은 "민속박물관은 학교의 교육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기 쉬운 측면이 있지만 이를 넘어 더욱 변별력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 19 시대를 겪으며 영상 중심으로 많은 국민들이 민속 박물관에 축적된 유물과 자료를 향유할 수 있게 제공할 계획"이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 사이버 전시 그 이상으로 웹 상에서 전시실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도록 기술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관장은 최근 중국에서 추진중인 '동북공정'과 관련해 "과거 학교에서 도깨비 연구를 하며 우리의 것인줄 알았던 뿔달린 도깨비 형상에 대한 관념이 일본 강점기를 거치며 '오니'의 모습이 스며들어와 변모됐다는 것을 발견했다. 민속박물관은 조사를 통해 '고무줄 놀이'가 우리 것인지 일본 것인지도 조사해 알려주고 우리의 민속 문화를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며 "'동북공정'과 관련해서도 민속박물관의 조사 연구과가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우리의 민속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민속박물관은 오는 7월 파주 분관을 개관을 시작으로 영남관과 호남관 등 지역 분관 만들기에 나서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현재 민속박물관의 세종시 확대 이전 건립에 대한 '기본계획 연구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본관을 세종시로 옮겨도 전국 각지에 분관을 통해 전시 기능을 강화하고 세종시에 위치할 본관은 연구 중심 메카로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관장은 "세종으로 가는 것을 회피하지 않는다. 다만 조건이 있는 것이다"라며 "내일(24일)이와 관련해 연구 용역 최종 보고회가 예정돼 있고 이후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 향후 절차 등 모든 것이 최종 확정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주 헤이리 입구에 위치한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분관은 지난해 9월부터 유물을 이송해 격납을 마친 상태로 수10개의 개방형, 5개의 비개방형 수장고를 갖춘 아카이브 중심의 박물관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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