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공공硏 포기특허, 이젠 발명자가 받는다"
2021.03.25 09:49
수정 : 2021.03.25 09:49기사원문
직무발명은 기업, 대학, 공공연구기관 등에서 종업원(직원·교수·연구원)등이 맡고 있는 업무와 관련해 발명(특허·실용신안·디자인을 포함)한 것을 말한다.
개정 법안은 공공연이 포기하는 특허를 발명자가 양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국가 공무원의 직무발명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계약(전용실시계약)의 갱신제한을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실례로,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소장인 이종호 교수는 지난 2003년 다른 대학에 재직하면서 대학이 출원을 포기한 직무발명(벌크핀펫 기술)을 미국에 출원한 뒤 10년 뒤 인텔에 사용권을 팔아 100억 원의 로열티를 받기도 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2019년 한햇동안 공공연구기관이 포기한 특허권이 약 1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행 법령은 공공연이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경우 우수 특허가 그대로 사장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을 통해 공공연이 특허권 등을 포기하려는 경우 이를 발명자에게 알려야 한다. 공공연과 발명자 간의 통지와 양수 등 세부적인 절차규정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잠재력이 있는 특허가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행법에서는 국유특허에 대해 전용실시의 계약을 맺었더라도 계약을 1번만 갱신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의약·바이오분야 기술 등과 같이 사업화에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대규모 개발비용이 들어가는 국유특허에 대한 기술이전을 민간 기업이 선호하지 않는 문제점이 뒤따랐다.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민간 기업이 전용실시 중인 국유특허의 사업화에 투자한 비용을 미처 회수하지 못한 경우 등에는 해당 계약을 추가 갱신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국유특허에 대한 민간 기업으로의 기술이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학교 조석주 산학협력단장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공공분야에서 연구와 개발로 만들어진 유망한 특허권이 사장되지 않고 민간으로의 이전·사업화가 이뤄질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박호형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장은 “개정안이 현장에서 성실히 이행되고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 홍보 및 정책 설명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앞으로도 특허성과가 활발히 사용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제도를 적극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