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가벼운 무릎 통증, ‘연골 파열’일 수도
2021.03.27 06:00
수정 : 2021.03.27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주부 최 씨(54세, 여)는 최근 무릎 통증으로 걷는 게 불편해졌다. 부쩍 늘어난 체중에 날이 풀리면서 공원 산책을 다니고 있던 터였다. 무리한 운동도 아니고 하루 1~2시간 공원을 산책하는 게 전부였는데 어느 날부터 무릎에서 마찰음이 들리더니 통증으로 걷기가 힘들어졌다.
반월상 연골판은 관절의 연골을 보호하고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 무릎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20~30대 젊은 층의 경우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 중 갑작스런 방향전환이나 점프 동작 등 무릎에 충격이 심한 동작이나 외부 충격 등으로 인해 연골판이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40~60대 중년 층의 경우 작은 충격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서 연골판이 조금씩 닳다가 손상이 된다. 이런 경우 퇴행성 변화가 파열의 원인으로 주로 가사노동을 많이 하는 주부들에게 쉽게 나타난다. 특별한 외상 없이 무릎이 자주 붓고,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고, 쪼그려 앉기가 힘들 때는 반월상 연골판 파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반월상연골판 파열의 초기 증상은 무릎의 힘이 빠지는 느낌과 함께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날 때나 몸의 방향을 갑자기 돌릴 때 가벼운 통증이 느껴지는 정도다. 하지만 이 상태를 방치한 채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한 통증으로 발전해 걷기가 힘들어지고, 무릎 안에서 무엇인가 걸리는 느낌이 들면서 무릎이 제대로 펴지지 않는 단계로 이어진다. 이때 가장 큰 문제점은 한번 찢어진 연골판은 재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퇴행성 파열의 경우 수술적 치료보다는 보존적 치료를 우선으로 시행하게 되는데, 연골판을 절제할 경우 관절염을 가속화 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중년 이상의 반월상 연골판 파열은 이미 만성적으로 파열된 상태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증상을 조절하며 현재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하는 게 좋다. 하지만 손상 부위가 큰 경우에는 관절경으로 손상 부위를 다듬어서 자극되지 않도록 해주는 연골판 부분 절제술 또는 가능하다면 연골판 봉합술을 시행해야 추후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 가벼운 통증이라도 관절이 붓고 아프거나 소리가 나고 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경봉수 원장(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 정형외과 전문의)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