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못 믿는 투자자, 스팩으로 간다
2021.03.25 17:25
수정 : 2021.03.25 17:27기사원문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 현재까지 10개의 스팩이 신규 상장됐거나, 상장을 위한 심사 공모를 진행 중이다. 스팩은 2010년 21개를 시작으로 2014년 26개, 2015년 45개, 2016년 12개, 2017~2018년 각 20개, 2019년 30개, 2020년 19개 등 매년 활발하게 상장됐다.
스팩이 상장된 이후 비상장 우량법인을 찾아 합병상장을 완료한 첫 번째 기업은 화신정공으로 2011년 8월 17일 합병 신주가 상장됐다. 이후 매년 2~4개의 합병상장이 진행되다가 2015년 13개로 급증했다. 또 2016년 12개, 2017년 21개, 2018~2019년 각 11개, 2020년 17개까지 매년 10~20개 전후의 합병상장이 이어졌다.
이달 들어서는 원바이오젠, 현대무벡스 등 2개 기업의 합병상장이 완료됐고, 5개 기업이 합병상장을 위한 일정을 진행 중에 있다.
질적 성장도 있었다. 2015년 2월 콜마비앤에이치, 2015년 9월 바디텍메드 등 합병신주 상장일 기준 시가총액 1조원 전후의 중대형주들이 등장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2017년에는 RFHIC와 클래시스 등 현재 기준 시가총액 9000억원대의 기업들도 입성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공모 과정에서 큰 이슈를 몰고 왔던 기업의 주가가 상장 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스팩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주장한다. 스팩 상장은 공모자금을 심사 청구 초기부터 확정지을 수 있고 외부 변수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며 시장 인지도가 낮은 기업들은 가치 평가에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스팩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신규 IPO 450개 기업 중 248곳이 스팩 합병으로 상장했다. 공모자금 합계 1793억달러(약 203조원) 중 833억달러(약 94조원)를 스팩이 책임졌다. 2018년 46개, 2019년 59개를 기록한 스팩 상장은 2020년 248개로 급증했다. 올해에도 3월 현재 기준 274개의 스팩이 상장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미국 증시는 큰 변동성을 나타냈는데 IPO 시장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놀라운 부분은 그 원동력이 바로 스팩이었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미국 스팩 시장은 연예인들까지 주도하여 뛰어드는 열광적인 인기와 시장 변동성 확대로 붕괴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으나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미국 스팩 시장의 거품이 걷힐 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내 스팩 시장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