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주기 추경 막은 기재부… 농어촌 보편 대신 선별지원
2021.03.25 18:31
수정 : 2021.03.25 18:31기사원문
기존 정부 안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치권의 막무가내식 퍼주기 증액심사로 최대 4조원이나 늘어날 우려가 컸다. 그러나 정부의 재정건전성 강화 배수진으로 일부 항목에 선별지원 도입과 적자국채 발행이 저지되면서 재정파탄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다.
국회는 이날 오전 본회의를 열고 14조9391억원의 '2021년 1차 추경안'을 확정했다. 이는 정부 안 14조9828억원보다 437억원 줄어든 수치다.
소상공인 지원 확대, 문화·관광·체육업계 지원, 전세버스 기사 지원 등을 위해 정부 안보다 1조3987억원 증액했으나 일자리사업 축소 등으로 1조4402억원을 감액하면서 총 437억원이 순감됐다. 앞서 상임위 과정에서 4조원까지 마련했던 여당의 증액안은 논의 과정에서 실패했다.
이번 추경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최대 쟁점은 농어촌가구에 대한 재난지원금 지원이었다. 여야 의원들은 113만여 농어민가구에 보편적 재난지원금 100만원을 지급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치권의 농어촌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에 난색을 보이며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 소상공인도 전년보다 매출이 늘어나면 지원에서 제외되는데 농어촌 대상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결과적으로 경제수장의 주장이 관철됐다. 0.5㏊ 미만 소규모 농가 43만가구 등 소규모 영세농어가 46만가구에 30만원씩 한시적 경영지원 바우처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최종 결정됐다.
폭넓은 피해지원을 위해 적자국채 추가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여당의 요구도 정부의 소신에 막혀 불발됐다. 여당은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서라도 코로나19 피해계층을 과감하게 지원하자고 제안했으나 홍 부총리는 추가 국채 발행은 어렵다고 맞서왔다. 국채 발행 규모는 9조9000억원 수준으로 종전 정부 안대로 정해졌다. 홍 부총리는 1차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요건 10억원 유지, 자영업자 손실보상제 등 주요 현안마다 정치권의 요구에 밀려나며 '홍두사미'라는 오명까지 생겼다.
이번 추경안이 소폭 감액되는 선에서 결정돼 우려됐던 재정악화도 면하게 됐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