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된 푸틴 정적 나발니 "잠도 못자고 한쪽 다리도 못써"
2021.03.26 07:06
수정 : 2021.03.26 07:06기사원문
교도소에 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잠을 못 자게 하는 등의 고문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나발니는 이날 변호사에게 전달한 공개 항의문을 통해 "나는 잠을 못 자게 하는 방식으로 고문을 받고 있다"며 "교도관들 때문에 하룻밤에 여덟 번씩이나 깨어난다"고 밝혔다. 게다가 나발니는 현재 한쪽 다리를 사실상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나발니의 변호사 올가 미하일로바는 TV에 출연해 "나발니는 등과 오른쪽 다리에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며 "한쪽 다리는 사실상 못 쓴다"고 폭로하면서 현재 당국이 나발니와의 접촉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이 현재 모스크바에서 1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강제 수용소에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당시 짧게 깎은 머리를 공개한 나발니는 "수용소에선 끝도 없는 규칙이 주어지고 모든 곳에 카메라가 달려있다. 모두가 감시받고 있다"면서 이 상황을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 소설 '1984'에 빗대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2011년 러시아 대선 유세 당시 반푸틴 집회를 여러 차례 주도하며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이후로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수차례 조직했으며 지난해 8월엔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여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독일로 실려가 치료를 받았다.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5개월 만에 러시아로 귀국하자마자 체포됐고 2014년 나발니의 사기 사건과 관련해 최근 열린 집행유예 판결 취소 공판에서 그의 집행유예를 실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와 3년 6개월의 실형에 처해졌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