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인의 날' 총격 59명 사망, 군부는 열병식 열어

      2021.03.27 19:31   수정 : 2021.03.27 19: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쿠데타 이후 약 2개월 동안 민주화 시위대를 탄압했던 미얀마 군부가 27일 또다시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60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군부는 어린이까지 총에 맞은 상황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열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최대 도시 양곤, 만달레이, 사가잉, 바고, 마그웨, 카친 등에서 최소 59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7~13살 어린이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날 사망자는 지난 14일 양곤 인근에서 60명이 사망한 이후 최악의 유혈 참사다.

이날은 제 76회 ‘미얀마군의 날’이었다. 해당 기념일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얀마인들이 일본군에 무장 저항을 시작한 날을 기념하는 공휴일이다. 군부는 1962년부터 해당 기념일을 미얀마군의 날로 바꿔서 부르고 있다.


국영 MRTV는 미얀마군의 날을 맞아 거센 시위를 예상하고 전날 방송에서 "앞선 비극적인 죽음으로부터 머리와 등에 총격을 받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경고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경고에 굴하지 않고 거리로 나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27일을 '반(反) 군부독재의 날'로 선언했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군경은 비무장 시민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가했고 양곤 메이크틸라에서는 보안군이 시위대를 찾기 위해 주택가를 급습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발사해 자택에 있던 13세 어린이가 숨졌다. 남부 다웨이 지역에서 지나가는 오토바이를 향해 군경이 갑자기 차를 세우고 총격을 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이날 수도 네피도에서 미얀마군의 날 열병식을 열었다. 그는 국영방송을 통해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국민과 손잡겠다"며 "(원하는 것을) 요구하기 위해 안정과 안보에 영향을 끼치는 폭력 행위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안먀 임시정부 역할을 하는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가 임명한 사사 유엔 특사는 온라인 포럼에서 "이날은 군부 수치의 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군부 장성들은 300명 이상의 무고한 시민들을 죽여놓고는 미얀마군의 날을 축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전날 기준으로 2월 1일 쿠데타 이후 총격 등 군경 폭력에 희생된 시민이 328명이라고 집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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